성복동 주민들 “착공 확정 소식 전혀 알지 못해, 황당”
경기주택공사 “2019년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 충분히 해”

수원 영통구 이의동 산13-1번지 일원에 있는 송전탑이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아파트 단지와 1.2km 거리인 광교산 부근 용서고속도로 길마재 터널 너머로 옮겨진다. 그러나 10여 년간 이설을 반대해온 성복동 주민들은 오는 9월 착공 계획까지 확정됐다는 소식조차 전해 듣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산13-1번지 일원에 설치된 송전탑(흰색 원)을 인근에 건립된 해모로아파트 (파란색 박스)주민들이 이전을 촉구, 길마재터널 기준 오른쪽으로 이전을 확정하자 수지구 성복동 일대 아파트(검색 원 내)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수원 영통구 이의동 산13-1번지 일원에 설치된 송전탑(흰색 원)을 인근에 건립된 해모로아파트 (파란색 박스)주민들이 이전을 촉구, 길마재터널 기준 오른쪽으로 이전을 확정하자 수지구 성복동 일대 아파트(검색 원 내)주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산13-1번지 일원에 있는 송전탑과 길이 1.029㎞의 송전선로(154㎸)를 옮기는 공사를 9월 착공할 예정이다. 2011년 10월 수원 영통구 이의동 해모로아파트 입주가 시작하면서 송전탑을 이설해달라는 입주민들의 민원으로 같은 해 11월 이설 추진이 결정됐다.

해모로아파트 단지 500m 거리에 있는 송전탑 3기와 송전선로가 철거되며 새로운 송전철탑 2기와 송전선로가 해당 아파트 시야에서 벗어난 광교산 부근 용서고속도로 길마재 터널 너머에 설치된다.

GH 관계자는 “광교신도시 공동사업시행자인 수원, 용인, GH가 회의를 통해 2011년 11월 이설을 결정했다”며 “2020년 보상 절차를 완료했으며 수원시로부터 지난해 9월 실시계획인가, 올해 6월 개발행위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지리적 여건이 수원시에 있었고 이설 위치가 용인시와 거리가 있어서 당시 회의에서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후 성복동 주민들의 반대 의사가 있어서 공문상으로 수원시나 GH에 주민 민원 해소 차원에서 협의를 거쳐 위치를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용인시는 GH와 수원시 측에 성복동 주민의 민원이 있는 상황으로 충분히 협의하고 진행하자는 의견을 제시해왔으며, 개발행위허가는 위치상 수원시 행정구역이기 때문에 협의 대상이 용인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2011년 당시 송전탑 이설 추진 소식에 수지구 성복동 4개 단지(성복자이2차·경남아너스빌1,2차·벽산첼시2차)는 연합을 맺고 감사원과 경기도, 수원, 용인시 등에 이설을 반대하는 민원을 제출했다. 송전탑을 광교산 정상 쪽으로 옮기면 성복동 아파트 단지와 약 1.2km 거리이기 때문에 경관 저해뿐 아니라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019년 2월 4개 단지 연합 이름으로 이설 반대 성명서를 GH에 전달했으며, GH 담당자 등과 면담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4월 성복자이2차아파트 입주민들은 GH 앞으로 ‘154㎸ 특고압 송전선로 철탑 이설 취소 재촉구’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수지구 성복동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설 추진 결정은 번복되지 않았으며, 송전탑 이설은 계획대로 9월에 진행하기로 확정된 분위기다. GH는 애초 7월 착공을 계획했으나 안전사고 우려로 장마철을 보내고 9월부터 송전탑 이설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 착공이 확정된 가운데, 성복동 주민들은 이 사실을 관계 기관으로부터 듣지 못하고, 수원시정 박광온 국회의원의 정당 현수막을 통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9월 착공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지역구에 내걸었다.

용인시 관계자는 “개발행위허가가 구체적으로 어느 시기에 공사가 시작되는지 용인시가 알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면서 “성복동 주민들의 민원이 있는 만큼 충분히 고려해 줄 것을 GH나 수원시에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대해 아쉽다”고 밝혔다.

GH 관계자는 “송전탑 이설은 2011년 결정된 사항이며, 2년 전에도 성복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들에게 사전 설명을 충분히 했다”라면서 “주민들이 공사 중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GH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지구 성복동 일부 주민들은 송전탑 이설 반대 성명서를 진행하고 있다. 송전탑 이설 공사 재검토를 요구할 예정이며, 4개 단지 연합으로 단체행동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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