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다니다 보면 ‘이게 왜 여기에 있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런 광경을 목격한 적이 없나요? 어떤 가수의 노랫말처럼 ‘네가 왜 거기서 나와’와 같은 것 말입니다.

처인구 이동읍 서리 남사읍로 이어지는 처인성로와 만나는 백자로(321번 지방도) 옆에 비교적 넓은 보도가 있습니다. 농촌 도로라는 점을 감안해 꽤 넓은 보도에 운동기구 4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왜’ 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현장에 지날 기회가 있다면, ‘굳이 이런 곳에 세금을 들여 운동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겁니다. 주변에 주택이 없어 보도를 이용하는 주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앞서 언급한 대로 처인성로와 백자로가 교차하는 지점 앞 이어서 차량이 많은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누군가 사용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운동기구에는 먼지만 쌓입니다. 더구나 가드레일과 가로수가 있긴 하지만 차량이 많은 간선도로라는 점에서 위치로 부적절해 보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곳에 운동기구가 설치되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이동읍 팀장은 지난해 서리마을회관 앞에 있던 것을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마을회관 앞 토지를 두고 소송이 진행되자 그곳에 설치한 운동기구를 철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현 장소를 주민들이 원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서리 이장도 담당 팀장 말을 확인해주었습니다. 누가 설치했는지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위치가 적절한지, 안전사고 위험은 없는지였습니다.

이같은 문제 제기에 이동읍 팀장은 마을에서 원하는 장소에 설치한 게 무엇이 문제냐고 항변했습니다. 마을 이장은 마땅한 장소가 없는 만큼 그나마 현재 위치가 최적지였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동읍에 가림막 설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소송이 끝나면 다시 마을회관 앞으로 옮길 예정이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쯤에서 드는 생각. 행정은 이해 당사자인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야 합니다. 하지만 행정행위는 적절한지,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없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시민이 낸 세금이고, 예산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정도 쯤이야’, ‘그게 뭐 별거라고’ 하는 데서 모든 문제는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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