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들 “예민해지고 불안감 느껴”

6월 1일부터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된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정신·심리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 같다고 호소해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 치유 프로그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예민함, 불안함, 우울감까지 정신건강 이상 신호= 지난 한 달간 시민들을 만나 ‘코로나19 이후 나에게 생긴 변화’에 대해 묻자 불안감을 느끼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을 느끼는 경우가 늘어났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자신도 모르게 자녀의 코로나19, 수족구 등에 대한 감염을 필요 이상으로 우려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아이들이 많이 모이는 학교도 잘 다니고 있는데도 바이러스에 걸리면 어쩌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누군가에게) 옮을 수도 있고 그런 건데 나도 모르게 예민해지고 불안함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타인에 대해 예민해졌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30대 김모 씨는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짜증스러운 기분이 들곤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기침하는 걸 보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쳐다보기도 하고, 피하기도 해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싶었다”라면서 “예전엔 남들이 뭘 하던 지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는데 코로나19 이후로 예민해졌다고 느낀다. 여기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있다”고 말했다.

예민함, 불안감 외에도 코로나19를 겪으며 전국적으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도 상당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우울 위험군’은 조사 대상자인 2063명 중 391명(18.9%)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3.2%)보다 5.9배 늘어난 수치이다.

우울 위험군이란, 중간 수준의 우울감을 자주 느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상태인 사람들을 뜻한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정신·심리적인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일각에서는 지자체에서 시민들의 정신건강을 살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서울시 일부 구에서는 ‘코로나19 후유증 상담센터’ 운영을 통해 증상 상담 외에 정신·심리적인 상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 차원의 대처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케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코로나 종식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 후유증에 대한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고 신중하게 바라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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