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동부서, 전자담배로 속여
합성대마 흡연시킨 일당 검거
마약범죄 해마다 증가

서울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마약 음료 협박 사건이 발생하는 등 마약 관련 범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용인과 수원 일대에서 합성대마를 전자담배로 속여 흡연시킨 일당이 경찰에 검거돼 생활 깊숙이 침투한 마약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합성대마 카트리지와 흡입기 등 경찰이 압수한 물품.
합성대마 카트리지와 흡입기 등 경찰이 압수한 물품.

용인동부경찰서(서장 김경진)는 올해 3월부터 5월까지 용인·수원시 일대에서 마약류를 유통·투약한 협의로 22명을 검거해 5명을 구속했다고 지난 5일 밝혔다.

피의자 중에는 합성대마를 전자담배라고 속여 피우게 하는 방식으로 마약류를 유통한 A씨(21) 등 4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미리 대마 유통계획을 세우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A씨 등 4명은 동네 선·후배 사이로 지난 3월경 대마 유통계획을 세웠는데, ‘지인들을 손님으로 이끌어내 술자리를 만든 뒤 (합성대마를) 권유하거나 흡입을 거부할 경우 담배와 비슷하게 제조해 복용하도록 유도하자’는 내용의 계획서를 작성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마약 유통을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은 실제 지인들을 불러내 전자담배라고 속이고 합성 대마를 흡입하게 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들은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대마 유통계획’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천안까지 가서 버려 증거인멸을 시도했다. 그러나 경찰의 적극적인 수사로 하드디스크를 찾아 디지털포렌식으로 삭제된 ‘대마 유통계획’ 파일을 찾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에 사용한 합성대마는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의자들에게 마약을 판매한 유통책에 대해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용인동부서 형사과 관계자는 “합성대마는 대마에 향정신성 의약품을 섞은 합성대마 액상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를 전자담배 케이스에 부착해 흡연하는 방식”이라며 “누군가 전자담배라고 하면서 피워볼 것을 권유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최근 중·고등생들을 상대로 마약범죄가 발생하는 점에 주목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전담경찰관을 통해 마약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편, 마약범죄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2021년 최근 5년간 범죄유형별 발생 건수를 보면 마약범죄는 해마다 늘었다. 2017년 7501건이었던 마약범죄는 2019년 8038건으로 500건 이상 증가했다. 2020년 9186건으로 급증했던 마약범죄는 2021년 8088건으로 다소 줄었지만, 인구 10만 명당 발생 건수를 나타내는 발생비는 15.7%로 최근 5년간 두 번째로 높았다.

마약 관련 범죄가 늘자 용인서부경찰서는 8일 용인시약사회와 ‘마약류 범죄 척결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식욕억제제 등 수요 증가로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국에서 구매하는 등 불법 재판매가 늘고 있다는 우려에서 마련됐다.

용인시약사회 곽은호 회장은 간담회에서 “마약을 방치하면 성인뿐만 아니라 초등학생까지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길 서장은 “어린 청소년이 편법으로 마약류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면서 “경찰뿐 아니라 약국과 우리 사회 모두 마약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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