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아파트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인시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반도체 개발사업을 등에 업은 처인구 일대 아파트 시세가 최근 한달 여 사이 호가 억 단위로 오름새를 보였다.

여기에 기흥구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일대 아파트 공급가가 26평 기준 12억 원에 이르기 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용인시가 경기권을 넘어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라고 평가했다.

◇분양가 12억 아파트 주변 가보니=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인근 한 아파트 공급가는 평수에 따라 최소 7억원 선에서 최대 12억 후반에 이른다. 인근 아파트와 비교해 수억원을 웃돈다. 향후 시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부분이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주변 아파트 시세는 더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처인구 남사면 일대 한 아파트 단지. 이곳은 하루 단위로 시세가 변한다고 할만큼 부동산 분위기가 심상찮다. 처인구는 이미 원삼면 일대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사업으로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이 떨어졌다.

남사면 국가산단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이연정(38) 씨는 “요즘 주변 사람들과 대화 주요 내용은 거의 아파트 시세”라며 “주변 환경에 어떻게 변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현재 아파트 시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에 관심이 더 많다”라고 말했다.

◇치솟는 아파트 시세, 득인가 실인가= 전국 부동산 시세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이는 반면 용인 아파트 시세가 급격히 오르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이에 대한 반응은 상반된다. 인근 주민들은 아파트 입주나 개발 호재 기대를 보이는 반면, 불안정한 시세 변화가 결국 서민에게 부담만 줄 것이라는 반응도 많다.

기흥역 인근에서 부동산 중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세 상승이 지역 경제나 일반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건물주나 토지주가 아닌 이상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아파트 공급가가 12억까지 올라 매매가는 이보다 더 비싸질 것으로 본다. 주변 아파트 시세도 이 영향을 받아 지금보다 상당히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뒤에 서있는 시민들= 아파트 시세 급등에 걱정을 드러내는 시민을 만나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런하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아파트 개발 사업이 제 2의 난개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트 개발사업이 한창이 원삼면 독정리에 거주하는 정모(68) 씨는 “주변 풍경이 하루하루가 멀게 바뀌고 있다. 자연이 사라지고 건물이 들어설 생각에 한숨이 나온다”라며 “주변 땅 값이 엄청 올라 부러워하는 사람도 많은데, 잃은것도 많다”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남사면 국가산단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밝힌 김재석(47) 씨는 “정신이 없을 정도로 시세가 변한다. 오르면 당연히 좋겠지만 지금 전세로 살고 있다”라며 “당장 1년 뒤가 보이지 않는데 현재 시세가 오히려 걱정만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인근 아파트 공급가가 12억 원에 이르는 것과 관련해 구성농협 인근에 거주하는 전영호(34) 씨는 “이 일대는 교통 문제가 심각한 곳이다. 아파트 시세만 올리지 말고 기존 기반 시설을 더 챙겨야 할 것”이라며 “가면 갈수록 살기 힘든 곳으로 변하는 기분”이라며 한숨을 내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