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상업운전 10년, 성과와 과제
하루 평균 승객 당초계획 대비 15%
운임수입 70~80억, 매년 수백억 적자

‘세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2013년 4월 26일 개통한 용인경량전철. 지금은 연간 1000만 명을 실어 나르며 처인구와 기흥구를 잇는 도심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2013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하며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용인경전철 운행 성적표는 초라한 실정이다.

용인경전철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10년이 됐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전철이 처인구 고림동 고진역을 빠져나오고 있다.
용인경전철이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10년이 됐지만 수요예측 실패로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전철이 처인구 고림동 고진역을 빠져나오고 있다.

본지가 용인특례시로부터 받은 용인경전철 수송 인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업운전을 시작한 2013년 4월 29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10년간 용인경전철 누적 탑승객은 8900만 3673명이었다. 연간 900만 명이 넘는 용인시민이 경전철을 이용하는 셈이다.

하지만 하루 평균 용인경전철 이용객은 사업시행자와 맺은 실시협약에서 제시한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2만 4771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용인시가 2010년 경기개발연구원에 의뢰한 재검증 초기수요 3만 2000명의 77.2% 수준이다. 더욱이 2004년 민간사업자인 용인경전철(주)와 체결한 실시협약서에 제시된 2022년 1일 평균 수송수요 18만 9935명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13.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10년간 일일 평균 용인경전철 탑승객 수가 3만 명을 넘긴 것은 2018~2019년, 2022년 등 단 3년이 전부다. 개통 첫해인 2013년 8713명으로 출발한 용인경전철은 2019년까지 꾸준히 늘었다. 2019년에는 1일 평균 3만 3079명으로 역대 최다 승객수를 기록하며 연간 1207만 명이 용인경전철을 이용했을 정도다. <그래프 참조>

[표1]용인경전철 탑승객 및 연간 운임수입 현황(2013.4.26.~2023.2.28) (단위 : 명, 원)
[표1]용인경전철 탑승객 및 연간 운임수입 현황(2013.4.26.~2023.2.28) (단위 : 명, 원)

2020년 코로나19 감염병이라는 악재가 터지지 않았다면 연간 1200만 명 이상이 용인경전철을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2017년 경전철 이용 ‘1천만 명 시대’를 연 이후 증가세에 있었다는 점에서 연간 수백억 원씩 관리운영비 등으로 지출하는 용인시로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문제는 10년 후 용인경전철의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2022년 3년 만에 1일 평균 3만 명을 회복하긴 했지만, 2023년 2월 말 현재 방학 등의 영향으로 하루 3만 명을 넘기기지 못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꾸준히 늘어나던 운임 수입도 2020~2021년 크게 감소했다. 2014년 50억여 원이던 용인경전철 운입 수입(총수입)은 2009년 91억여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63억여 원으로 3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그나마 1일 3만 명을 회복한 2022년 86억여 원으로 2018년 수준을 겨우 넘겼다.

하지만 용인시가 해마다 지출하는 관리운영비 지급액은 2022년 376억 원(부가세 지급액 330억, 물가변동분 반영 조정액 45억)에 달할 정도로 용인경전철로 인한 적자는 연간 300억여 원에 달하고 있다.<표1 참조>

실시협약서에 제시된 2022년 예상 운임수입은 경상가 기준으로 2149억 원임을 감안하면 2022년 실제 운임 수입은 실시협약 예상운임수입의 4% 수준이다. 무엇보다 실시협약서에 제시된 2039년 1일 평균 수요는 20만 5000명이지만, 15년 후 실제 경전철 이용자가 1일 4만 명을 넘길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예측수요가 얼마나 부풀려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사별 이용객 편차도 크다. 2023년 2월 28일 기준으로 용인경전철 15곳 중 분당선과 환승하는 기흥역은 2741만 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경전철 전체 이용객(8900만 명)의 30.8%에 달한다. 종합운동장과 실내체육관, 전통시장 등이 있는 운동장(송담대)역이 808만 명, 동백역 711만 명, 전대·에버랜드역 623만 명 순이다.<그래프 참조>

용인경전철 역사별 승객 현황(23.2.28 기준) (단위 : 명)
용인경전철 역사별 승객 현황(23.2.28 기준) (단위 : 명)

15개 역 중 기흥역 등 4곳을 이용한 승객은 전체 용인경전철 이용객의 54.9%에 달할 정도로 편중돼 있다.

15개 역 중 이용객이 가장 적은 고진역으로 167만 명이 이용했다. 이어 지석역 364만 명, 보평역 271만 명 순이다. 고진역은 기흥역의 6.1%, 전체 경전철 이용객의 1.9% 수준에 머물렀다.

용인시는 버스노선 조정 등을 통해 경전철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당초 계획했던 역사 주변 개발(역세권개발)은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기에 종합운동장이 철거되면서 당분간 운동장 이용 수요 감소도 예상돼 경전철 이용객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전철,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과의 환승체계 구축 없이 경전철 활성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의정부시 경전철사업과 김성용 경전철기획팀장은 2019년 10월 본지 기자와 인터뷰에서 “수요 활성화 용역에서 점진적으로 수요를 늘리는 방안이 제시됐는데, 역사 주변 토지 이용과 함께 환승주차장 확충, 경전철역과 주택지 간 거리를 좁히기 위한 버스와 연계교통망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해시 대중교통과 진인태 경전철지원팀장도 “환승주차장도 필요하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대중교통 이용객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대중교통 승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고 경전철로 유인할 수 있는 버스와의 환승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역별 특성을 파악해 역 주변을 개발하거나 유동인구 유입을 위한 관광시설을 유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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