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수 늘어야 분반 가능…소규모 학교 과밀 심각
감염병·안전사고 등 학부모들 걱정 한가득

용인시 학교 과밀화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축과 증축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학생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는 소규모 학교는 학급까지 줄어 교실 과밀화가 심각해지고 있다.

기흥구에 있는 성지고등학교 3학년 교실 모습. 거리를 두고 책상이 배치돼 있다.(자료사진)
기흥구에 있는 성지고등학교 3학년 교실 모습. 거리를 두고 책상이 배치돼 있다.(자료사진)

용인의 경우 인구 증가로 대규모 학교뿐 아니라 과밀학급도 꾸준히 늘었다. 실제 대규모 학교의 경우 3개 구 평균과 비교해 학급당 학생수가 많은 것이 전반적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학교 알리미에 올라온 용인 내 초등학교 평균 학급별 학생 수를 지역 평균과 비교한 결과, 학년별 3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에서도 과밀학급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기준으로 살펴보자. 기흥구 보라초는 6학년 전체 9개 학급이 있었다. 하지만 이 중 3~4학년 3개 학급 학생 수는 기흥구 평균치보다 높다. 전체 학급수가 11학급인 지곡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학년 28명은 한 학급으로 편성돼 기흥구 평균보다 3명이 더 많다.

지석초 2학년도 두 반으로 편성됐지만 학급당 학생수는 26명으로 지역 평균을 넘어선다. 6학년 전체 18학급인 수지구 신일초는 2학년과 5학년이 수지구 평균보다 학생수가 더 많다. 이 학교의 경우는 평균치를 전국으로 확대하면 1학년을 제외, 전 학급이 다 해당한다.

이보다 상황이 더한 학교도 많다. 처인구 양지면에 자리한 제일초는 전체 11학급 중 4~6년은 처인구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다. 용천초 3학년은 1학급으로 편성 학생수만 30명이 있었다. 이는 처인구 3학년 평균보다 7명 이상, 전국 평균보다는 8명 이상 많다.

상대적으로 소규모 학교에서 과밀학급이 생기는 이유는 분명하다. 학생수 감소에 따른 반 편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A’학교는 최근 학생수 감소로 일부 학년 학습수가 줄었다. 학급 분리 기준인 31명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급당 학생수가 지난해 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학교 부장 교사는 “일부 학년 학급이 줄어 학급당 학생이 크게 늘었다. 반 분리 기준에 학생수가 못 미쳐 어쩔 수 없다”라며 “분명한 과밀학급이다.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학교 차원에서 대비하고 있지만 정학 교사 수나 행정지원은 특별히 없다”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학교 교감은 “반을 나눌 수 있을 만큼 전학생이 늘어나면 분반할 수 있다. 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더 많은 학생이 전학 와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수지초 뒤편으로 웅장하게 자리한 아파트 단지. 10년전 이 일대는 빈 공터였으며 학교 입구에서 연결되는 골목이 있었다.(자료사진)
수지초 뒤편으로 웅장하게 자리한 아파트 단지. 10년전 이 일대는 빈 공터였으며 학교 입구에서 연결되는 골목이 있었다.(자료사진)

◇유동인구 없는 소규모 학교 과밀학급 해소 걱정= 용인은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학교가 있는 자치단체 중 한 곳이다. 그런데도 학급 과밀화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그만큼 유입인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용인시 전체를 두고 보면 살펴야 할 부분이 많다. 우선 불균형이다.

학교알리미에 올라온 전체 초등학교 학급별 학생 수를 살펴보자. 기흥구 초등학교 전체 학급은 1126곳에 이른다. 이중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지역 평균을 넘거나 같은 학급은 710곳을 넘는다. 수지구는 945개 학급 중 500여 교실이 여기에 해당한다. 처인구는 분교를 제외하고 591개 교실 중 400학급이 지역 평균과 같거나 많다.

사실상 용인 내 초등학교 전체 학급 중 절반 이상이 지역 평균보다 과밀된 공간에서 수업을 받는 셈이다. 그런가 하면 당장 학생수 감소로 당장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운학초와 원삼초, 백암 장평초는 학년당 1학급으로 운영된다. 이중 장평초는 2022년 4학년이 한 학급도 없었다. 남사 남촌초 역시 한 반 학생이 10명도 되지 않은 상황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학급 없는 학년도 생겨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밀학급이나 폐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학생 유치는 절대적이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그나마 대규모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기대감도 크지만 대다수 학교는 암담한 분위기다.

처인구의 한 소규모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박모 씨는 “최근 열린 학부모 총회에서 가서 정말 걱정만 안고 왔다. 학생 수가 점점 줄어 반 편성에도 어려움이 많아졌다”라며 “한 반에 거의 30명에 육박하는 애들이 수업을 듣는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학교 교사는 “분반할 수 있는 학생 수가 되면 해결되겠지만 소규모 학교로 전학 오는 학생은 많지 않다”라며 “짧으면 1년 길면 여러 해 동안 과밀화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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