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용인전통연희원 박창배 대표
용인 지역명 붙은 전통문화 꿈 꿔

경사가 있을 때 또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구분 없이 늘 우리나라 사람들의 곁에 있었던 타악기.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용인에서 이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며 인재 양성과 문화 발굴을 위해 힘쓰고 있는 예술인이 있다.

용인의 거북놀이를 발굴, 계승한 용인전통연희원 박창배 대표.
용인의 거북놀이를 발굴, 계승한 용인전통연희원 박창배 대표.

용인의 거북놀이 ‘용구놀이’를 발굴한 용인전통연희원 박창배 대표이다.

용인에서 나고 자란 용인 토박이 박창배 대표는 어렸을 때 타악기를 자주 접해 친근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타악기에 흥미를 느꼈고, 문정중학교 재학시절부터 사물놀이반에서 활동한 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다.

평소 용인에는 어떤 놀이가 있었는지에 대해 연구하던 박 대표는 놀이에 대해 파고들수록 용인 문화 발굴에 있어 상당히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박 대표는 “이천 거북놀이 경우, 이천과 경계에 있는 처인구 양지면에서도 했던 놀이인데, 이천에서는 문화재가 됐다.. 농업 같은 경우도 용인, 안성, 평택이 농업 쪽으로 굉장히 강했던 지역인데 용인을 제외하고는 국가 문화재, 도문화재가 지정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창배 대표는 용인이 놓친 문화재는 이뿐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길맞이 줄다리기 또한 용인에서 해왔으나 수원에 줄을 주고 난 후 수원시가 문화재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동천동 고속도로 경계에 있는 동네에서 해오던 농악도 성남이 문화재로 지정, 결국 경기 남부권에서 했던 대표적인 민속놀이 모두 인근 도시가 문화재로 지정해 용인 문화재로 남은 것은 없었던 셈이다.

그러나 박창배 대표는 용인에서 해왔던 거북놀이를 기억하고 있었다. 박 대표는 사람들을 만나 용인에도 거북놀이가 있었다는 말을 전할 때마다 “거북놀이 이천에서 하고 있잖아요”라는 답변이 돌아와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거북놀이가 이천뿐 아니라 경기 남부권 전체에서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그 당시에도 이미 늦었지만, 늦은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바쁘게 농악이든 거북놀이든 발굴하고 복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찼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용구놀이를 고증하고, 자료를 찾아 세심하게 연구하고, 계승한 박창배 대표는 발굴한 용구놀이를 연희원 단원들에게 직접 가르쳤다. 지난해 12월 용인전통연희원의 세 단체(더 들썩, 수지연희단, 청소년연희단)는 구미농악경연에 출전해 용구놀이의 한 부분인 ‘용구농악’을 선보이며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얻었다.

그러나 용인시민이 용인의 용구놀이를 모른다면 힘겹게 지키고 발굴, 계승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박 대표는 전통문화가 발전되려면 지역에 있는 전통문화가 활성화돼야 하고, 전공자 또는 종사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시민들도 모두 알고 있어야 우리나라의, 용인의 전통문화 예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용인 문화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박창배 대표는 최종 목표를 정했다.

바로 ‘용인 지역명이 붙은 전통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대학 시절 탈춤, 농악 앞에 정읍○○, 평택○○과 같은 지역명이 붙은 문화를 배우며 ‘왜 용인은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꿈이다.

박 대표는 “전공자나 배우는 사람들이 앞으로 용인의 지역명이 붙은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그렇게 용인 전통문화가 이어져 3대가 연희를 한다면, 그게 진짜 지역의 연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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