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용인, 과거 용인과 같으면서도 달랐다

2022년이 마무리되고 있다. 2022년 한해는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거리두기를 해 왔던 코로나19가 연초부터 사실상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다양한 분야에서 방역을 이유로 제약받은 행위 상당수가 해제됐기 때문이다. 3월에 이어 6월에 치러진 두 선거 역시 용인을 뜨겁게 했다. 선거 결과도 민심이 고스란히 표출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용인에서 처음 열린 경기도종합체육대회도 시민 관심 속에 폐막했으며,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폭우로 피해가 이어졌다. 무엇보다 2022년 용인은 대도시로 변모를 입증해야 하는 특례시로 출범했다. 행정, 정치 교육… 모든 분야에서 과거 용인보다 한 발 더 나갈 것을 주문한 시민 목소리가 더 강하고 다양하게 울려 퍼진 한해임에 틀림없었다.

코로나19 일상 속으로 … 감염 여파는 여전

코로나 일상 회복 새학기등교아이들
코로나 일상 회복 새학기등교아이들

2년 넘도록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았지만 올 5월 정부 규제 완화로 학생들은 등굣길이 완전히 열리고, 오랜만에 상가도 시끌시끌했다. 그간 코로나 관련 업무에 치중된 보건소도 일상 업무를 조금씩 회복했다. 문화계나 주민자치센터 등 굳건히 닫혀 있던 모임과 단체 활동도 기지개를 켰다.

정부가 실내 마스크까지 권고 수준으로 낮출 정도로 일상을 상당 부분 회복되고 있지만 시민들 걱정은 여전한 한해였다. 상인들은 회복되지 않은 소비시장을, 가정에서는 감염을 두려워하고 있다. 무엇보다 3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감염병에 위축된 일상생활은 규제 완화만으로는 원상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용인특례시 출범, 1년 시민 체감도는 ‘글쎄’

용인특례시의회 출범
용인특례시의회 출범

용인시가 올해 1월 13일 용인특례시로 출범했다. 1996년 용인군에서 용인시로 승격된 이후 다시 한번 용인시 행정 정치 등 다방면을 체질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은 것이다. 용인시는 시 승격 이후 개발 기조에 맞춰 급격한 도시 팽창 정책을 펼쳐왔다.

그동안 30여 년간 양적인 팽창을 해왔던 용인시가 특례시 출범에 맞춰 어수선하게 산적한 내부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풀어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여기에는 지역 간 격차나 난개발, 나아가 용인시 정체성 확립도 챙겨야 할 우선순위에 올렸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애초 출범 이전부터 지적된 ‘무늬만 특례시’란 우려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만큼 시민이 체감하는 특례시 효과는 미흡하다는 것이다. 시도 조직변경 등 행정단위에서 우선 변화를 보이는 시점이라 시민 일상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직 미흡하다는 평가에 동의하는 추세다.

경기도종합체육대회 가능성 보이고 폐막

경기도체육대회 개회식
경기도체육대회 개회식

용인시가 ‘제68회 경기도종합체육대회’ 개최지로 지난해 확정, 생활 체육 저변 확대 가능성을 입증하고 마무리됐다. 용인에서 처음으로 열린 도 단위 이상 종합체육대회에 시민들도 기대를 보였다. 하지만 애초 4월 열릴 예정이던 대회가 코로나19로 8월 한 차례 연기되는 등 다소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종합대회는 제68회 경기도체육대회를 시작으로, 제12회 경기도장애인체육대회, 제4회 경기도 어울림체육대회, 제16회 경기도 장애인생활체육대회, 제33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등 2개월여 동안 총 5개 대회가 열렸다.

‘경기도의 함성, 용인에서 하나로’를 주제로 열린 도 체육대회에는 31개 시·군 7000여 명의 선수가 축구, 수영, 육상 등 25개 종목에 출전해 열띤 경쟁을 펼쳤다.

예산 3조 원 시대 개막 ‘대도시 위상’↑

용인특례시가 출범 2년째를 맞아 본예산 3조 원 시대를 맞았다. 시는 3조 2148억 원 규모 내년 본예산안을 용인특례시의회에 제출했다. 올해 본예산 2조 9871억 원과 비교해 2277억 원(7.6%) 늘어난 것이다.

이에 용인시의회는 2023년도 예산안 중 세입 부분은 3조 2147억 9457만 원 중 1억 1600만 원을 감액, 세출 부분은 57억 1955만 원을 감액 내부유보금으로 편성해 본예산 3조 원 시대를 확정 지었다.

용인시는 2003년 1조 원 시대 개막을 알렸다. 시 승격 8년 만이다. 이후 15년 만인 2018년 본예산만 2조 원을 넘겼다. 용인시는 2016년 2회 추경까지 더해 예산 2조 원을 맞았지만 본예산 기준으로는 1조 원대 끝자락에 머물렀다.

매년 반복되는 수해, 천재인가 인재인가?

집중호우호 동천동 동원교 앞 도로 유실 현장
집중호우호 동천동 동원교 앞 도로 유실 현장

올해도 용인에는 물 폭탄이 떨어졌다. 8월 8~9일 이틀간 평균 281mm에 달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8~11일 나흘간 평균 381mm 비가 내렸다. 수지구 동천동에는 이틀간 411mm가 내려 고기교가 범람해 일대 주택과 상가가 침수됐다.

불어난 물에 동막천 하류 동천동 일대 산책로가 유실되고, 가로수와 가로등이 뽑히는 등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시민뿐 아니라 정치권까지 나서 수해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매년 용인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이어지자 시민들은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라고 지적하고 있다. 도로 등 각종 개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데다 재해 피해 복구마저 제때 마무리되지 못해 화를 키웠다는 것이다.

4년 만에 판세 확 달라진 민심

이상일후보 용인시장 당선 
이상일후보 용인시장 당선 

올해는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치러져 전국은 물론 용인에서도 정치권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국민의힘 이상일 현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백군기 전 시장을 10% 가까운 표차로 승리, 당선됐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재선 시장 배출을 용납하지 않았다. 4년 전 민주당이 싹쓸이했던 도의원 판세는 사실상 역전 현상이 일어났으며, 민주당이 우위를 보이던 용인시의원 의석에도 변화가 생겨 다시 중심추를 맞췄다.

그런가 하면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시 선거구 개편이 이뤄져 시의원 선거구 1곳과 의원석 3석이 늘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무소속이나 군소정당 후보 당선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었다. 당선은 고사하고 득표율마저 안타까울 정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무투표 당선자도 줄줄이 나와 주민 대표성이나 유권자 알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선거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찬민 의원 ‘구속’ 냉혹한 현실과 흑역사 재현

정찬민 국회의원 시장 시절
정찬민 국회의원 시장 시절

민선 6기 용인시장 역임 후 국회로 진출한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이 9월 구속됐다. 법원은 정 의원이 시장 재직 시 부동산 개발업체로부터 인허가 편의를 제공하고 3억 원 상당 뇌물을 받은 혐의를 인정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검찰이 제출한 공소사실을 대부분 받아들이며 중형을 선고함에 따라 정 의원은 의원직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정 의원이 구속됨에 따라 용인시 전임시장 ‘구속행’이란 흑역사가 다시 재현됐다. 그뿐만 아니라 정 의원 지역구인 처인권 정치권 역시 냉혹한 현실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우현 국회의원이 2019년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더불어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9월 구속됐다. 처인권 정치인 법정행이 이어지자 유권자들은 배신과 민원 해결 소통구 부재를 지적하고 있다.

대규모 사업 본격화, 건강한 공동체 유지 숙제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경기용인 플랫폼시티

올해 용인시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뿐 아니라 경기용인 플랫폼 시티 조성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대규모 사업에 따른 각종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어 해결 방안도 숙제로 던져졌다.

7월 열릴 예정이었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식이 연기되자 용인시에 사업 진행 과정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올 한 해 동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토지 보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신규 산업단지 물량이 경기도 공업지역(산업단지) 세부 공급계획에 반영됐다. 그간 해결에 어려움을 겪어 온 용수공급시설 준용사업도 큰 산을 넘었다.

플랫폼 시티 사업도 토지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3개 구역으로 나눠 감정평가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한발 더 나아갔다. 이외 용인시는 그간 미뤄져 왔던 도로 개설 등 대규모 사업 시작을 알리는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옛 경찰대 부지 활용방안이나 광역교통대책 등 대책을 찾지 못한 장기민원도 여전히 많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 개발 사업에 따른 갈등과 피해 주민 호소도 더 강해진 한해였다.

종합운동장 공원화 ‘백지화’ 방향은?

용인종합운동장 공원화 계획
용인종합운동장 공원화 계획

1985년 준공 이후 용인 대표 체육시설 역할을 해오던 처인구 마평동 종합운동장이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용인 미르스타디움이 본격 운영에 들어감에 따라 용도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현실화된 것이다.

하지만 사용 목적을 두고 여전히 다양한 목소리가 나온다. 백군기 전 시장이 이 일대를 평지형 도심공원으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운동장 시설 철거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상일 현 시장이 계획을 완전히 돌렸다. 종합운동장 공원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멀티콤플렉스 등 복합개발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본격적인 임기 시작 후에도 이 계획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개발 중심 사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용인시의회 황미상 의원이 최근 난개발에 지친 용인시민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복합 상업단지가 아니라 녹지공간으로 대표되는 휴식 공간이라고 주장하며 애초 계획대로 평지공원 조성을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민선 2기 체육회장 선거 마무리 ‘체육 강화 기대’

용인시체육회장에 당선된 오광환 후보
용인시체육회장에 당선된 오광환 후보

한해 마무리를 앞두고 치러진 용인시체육회장 선거에서 오광환 후보가 당선, 민선 2기 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오 당선자는 체육시설 이용 활성화와 생활 전문인 체육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인시가 올해 특례시로 출범함에 따라 시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체육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체육회가 그동안 독립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어져 민선 시대를 맞아 체육회 역할이 더 강해졌다. 하지만 당장 이번 선거를 앞두고 정치화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용인시가 8월 처음으로 경기도종합체육대회를 치른 이후 각종 기반 시설이 확충돼 전문 선수뿐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에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큰 숙제로 남겨졌다.

사퇴 논란에 분구는 좌초…용인에 둥지 튼 우상혁까지

용인시정연구원 직원 기자회견
용인시정연구원 직원 기자회견

 

◇사퇴 논란과 동물복지= 시장 임기에 맞춰 출자출연기관장 사퇴는 빈번한 일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연한 조치라고 긍정 평가하기도 하지만, 일부에서는 임기보장을 하지 못하는 제도를 질타하기도 한다. 올해 이상일 시장 취임 이후에도 상황은 비슷했지만, 시정연구원 원장 사퇴를 두고 용인시와 전임 원장 간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용인시는 이달 말 신임 원장을 임명했으며, 전임 원장은 직위해제 및 해임 처분에 대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효력정지 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에 신청했다. 이를 두고 향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시민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처인구에서 사육 중이던 곰이 지난해 11월 탈출한지 5개월여 만인 4월 피해방지단 총에 사살됐다. 이에 따라 동물 관련 단체뿐 아니라 시민들도 시민 안전과 동물복지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흥분구 좌초, 처인구 도시재생= 분구 요건에 맞춰 그간 기흥구 분구를 추진해오던 용인시가 이상일 시장 취임 이후인 하반기부터 방향을 전환했다. 이는 이상일 시장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장은 용인시의원들의 기흥분구 요구에 주민 갈등 등을 이유로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간 기흥 분구를 찬성해온 시민들 뿐 아니라 행정력을 집중해온 용인시도 수년간 에너지만 허비한 꼴이 됐다.

기흥구와 수지구에 비해 구도심지가 상대적으로 많은 처인구에 도시재생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시는 처인구 김랑장동 용인중앙시장 일대를 대상으로 한 ‘도시재생활성화 계획안’이 이달 14일 국토교통부 도시재생특별위원회 최종 심사에서 지역특화‧스마트 재생 대상지로 최종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총 652억 5000만 원을 투자해 용인중앙시장에 스마트 기반 창업지원 교육 공간과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등 유입 인구 증대를 통한 상권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용인시청 입단한 우상혁 선수
용인시청 입단한 우상혁 선수

◇우상혁 용인시 입단과 이상일호 조직개편= 용인시가 11월 남자 높이뛰기 세계랭킹 1위(입단 당시) ‘스마일 점퍼’ 우상혁 선수를 영입했다. 우 선수는 2023년부터 2년간 용인시청 소속으로 각종 대회에 나설 전망이다.

우 선수는 올해 3월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7월 실외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 한국 최고기록(2.36m) 보유 등 한국 육상계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용인시가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를 영입하면서 계약금과 연봉이 얼마인지 비공개하기로 한 데 대해 용인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소통 부재와 의회 승인 없는 예산 사용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이상일 시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실시한 조직개편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좌절됐다.

하지만 용인시의회는 22일 용인시 행정기구 및 정원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에 대해 시 제출안대로 의결했다.

시가 제출한 행정기구 개편안은 행안부의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의 조직 특례 부여로 1국을 신설하고, 구청장 보좌 인력으로 담당관을 신설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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