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송년 특집)용인특례시의회 첫해 활동 살펴보니

지난 7월 1일 제9대 용인특례시의회가 출범했다. 의원 수는 8대 의회보다 3명 많은 32명으로 늘었다. 8대 시의회처럼 파행을 겪지 않았지만 의장단 선출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당시 본회의 개회 후 5분 만에 정회가 선포되며 진통을 겪은 용인시의회는 1시간여 만에 회의를 연 후에야 전반기 의장이 선출됐다. 부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5명은 의장 선출 이후 7시간이 지나서야 마무리됐다.

용인특례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용인특례시의회 본회의장 모습

용인시의회는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 실시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양당 체제가 고착화되며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8대 시의회다. 의장단 배분 문제로 파행을 거듭하던 8대 시의회는 출범 71일 만에 일부 상임위원장 재구성에 합의하며 가까스로 정상화될 수 있었다.

8대 시의회를 반면교사 삼아 출발한 9대 시의회는 임기 중 8분의 1인 6개월을 지나고 있다. 3선 이상 의원 수(8명)뿐만 아니라 초선 의원 수(18명)도 역대 가장 많다. 9대 시의회는 임기 마지막 해 어떤 평가를 받을까? 8대 시의회 의정활동 성적표를 되짚고, 9대 시의회 6개월의 활동을 살폈다.

8대 시의회 활동 초라한 성적표

파행 속에 출발했던 8대 시의회 성적표는 어땠을까? 8대 시의회는 의장단 선거를 둘러싸고 파행을 겪어서인지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의정활동 실적을 계량화한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경기도 내 인구 50만 명 이상 주요 도시 6곳의 지방의회 활동 실적을 보면, 용인시는 하위권에 속한다. 8대 의회 임기(2018.7~2022.6) 중 안건 처리 건수는 고양시의회(1150건)와 성남시의회(1014건)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007건이다. 특례시의회만 놓고 보면 용인시의회는 수원특례시(965건)보다 42건 많지만 고양시의회와 비교하면 143건 적다.

안건 처리 건수는 상위법 개정에 따른 폐지 조례와 단순 조문 개정 등을 포함하고 있어 비교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구 등 도시와 재정 규모를 감안한 주요 도시 시의회와 비교하면 우위에 있다고 보기 힘들다. 안건에는 제·개정 조례안을 비롯해 예산안, 동의안, 보고, 의견청취, 결의안 등이 모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연간 252건, 월간 기준으로 21건의 안건을 처리한 셈이다.

시의원들의 의정비를 결정하는 데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활동 실적 중 의원 조례 발의 건수와 시의원 1인당 발의 건수를 보면 8대 용인시의회 의정활동 성적표를 짐작할 수 있다. 용인시의회에 따르면 8대 용인시의회 의원 발의 조례안은 4년 간 146건으로 나타났다.

연간 36.5건의 조례안을 발의한 셈이다. 8대 시의원 수가 29명임을 감안하면 시의원 1명당 4년 동안 5건을 발의한 꼴이다. 물론 의장의 경우 상임위나 특위 활동을 하지 않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1인당 평균 조례안 발의 건수는 5.4건에 불과하다.<표 참조>

경기도 내 주요 도시 지방의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지만, 8대 용인시의회는 6개 시의회 중 조례안 의원 발의 건수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화성시의회는 1인당 11.7건, 성남시의회는 9.6건으로 용인시의회 의원들의 조례안 발의 건수보다 2배가량 많다. 같은 특례시의회인 수원이나 고양보다도 적다.

연간 회기 일수 평균 95일, 나머지는?

의정활동은 비단 의회 회기 중에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용인시의회의 경우 8대 의회 들어 다양한 의원연구단체를 만들어 교육, 토론회, 벤치마킹 등을 통해 조례 제·개정에 나선다. 또 연구활동을 기초로 시에 정책을 제안하거나 행정사무감사 등에 활용해 왔다.

용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도시활력소가 벤치마킹을 위해 소사종합시장을 찾았다.
용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도시활력소가 벤치마킹을 위해 소사종합시장을 찾았다.

8대 시의회 의원연구단체 활동은 9대 시의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8대 시의회는 2018년 교육정책을 분석하고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만든 에듀웰2(7명)가 전부였다. 하지만 2019년 휴먼원정대III를 비롯한 6개 단체(총인원 45명), 2020년 뫼비우스 등 5개 단체(39명), 2021년 용인독립운동탐험대3 등 7개 단체(42명)가 활동하는 등 지난 4년 간 19개 연구단체가 구성돼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여기에 각종 위원회 활동, 간담회, 협의회, 민원 청취 등 의정활동 실적으로 잡히지 않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마음만 먹으면 시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의정활동은 사실상 조례안이나 예산안 심의 등을 하는 임시회와 정례회 뿐이다. 그런 점에서 회기 운영 일수는 의회 활동의 중요한 지표일 수밖에 없다.

8대 시의회는 4년간 381일 동안 회의를 열었다. 연평균 95일 동안 임시회나 정례회가 열렸다는 뜻이다. 회기의 경우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하고 있어 1년 중 3분1이 채 안 되는 날 동안 시와 의회사무국 등이 제출한 안건을 심의해 처리한 것이다. 반면 수원특례시의회는 같은 기간 405일, 고양특례시의회는 420일 동안 회의를 열어 각종 안건을 심사한 것과 비교하면 짧게는 24일, 길게는 39일 더 적게 일한 셈이다.<표 참조>

회기 일수가 짧으면 짧을수록 깊이 있는 안건 심사를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9대 시의회는 26일간(토·일 제외하면 22일)에 걸친 2차 정례회 기간 47건의 조례안과 동의안 등의 안건을 심의했고, 상임위원회와 예결특위(7일간)를 열어 3조2147억원에 달하는 2023년도 예산안을 다뤘다. 이외에도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과 답변, 보고의 건 등을 처리했다. 특히 3조가 넘는 예산안을 심사하는 기간은 단 7일이었다.

용인특례시의회 의회운영위원회는 최근 2023년도 연간 의회운영 기본일정을 확정했다. 내년 연간 회기 일수는 99일로 45일간 정례회 2회, 54일 간 7번의 임시회를 열 계획이다.

9대 시의회 6개월간 활동 보니

7월 1일 출범한 9대 용인특례시의회는 22일 마무리된 제259회 임시회까지 6개월간 160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69건에 이르는 제·개정·폐지 조례안을 처리했고, 9건의 예산 및 결산안을 다뤘다. 이 가운데 의원 발의 조례안은 제정 9건, 일부 개정 9건 등 모두 18건이었다. 이 외에 공유재산관리계획안 12건, 동의안 39건, 의견제시 8건, 결의(건의) 1건 등 91건을 처리했다.

김운봉 부의장을 비롯한 15명이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지역 현안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정책을 제안했다. 또 두 차례 정례회를 통해 17명이 32건에 이르는 시정질문을 해 시장 등으로부터 답변을 들었다. 9대 의회 첫 해에도 불구하고 도시활력소, 스포츠시티 용인V, 처인르네상스 등 7개 의원연구단체(총 인원 58명)가 구성돼 토론회와 벤치마킹 등의 활동을 펼쳤다.

한편, 22일 상임위에서 부결된 의원 발의 개정 조례안이 본회의에 부의돼 투표로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분 자유발언을 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 15명은 항의 표시로 전원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2023년 용인시 정책에 따라서 양당 간 갈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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