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여러 교육 중 용인형 마을자치학교가 있다. 마을에서 사람들을 모아 신청하면 찾아와서 워크숍 형식으로 4회차 교육을 진행해준다. 처음에는 마을을 자치적으로 운영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인적·물적 자원이 뒷받침된 상태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이고 움직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기에 자치적인 운영이 다소 생소했다. 자치학교 차수가 진행될수록 참석자들의 고정관념은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마을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이 많았고, 애정 또한 누구 하나 뒤지지 않았다. 마을의 주인공은 바로 ‘우리’였다.

1회차 우리는 1학년! 우리 마을의 이름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 주변에 어떤 산이 있고 개천이 흐르는지 알아보고, 그동안 우리가 마을에서 경험해 본 것과 앞으로 마을에서 해보고 싶은 일들을 알아보았다.

최근 마을에서 경험해본 것은 마을 내 체육대회, 텃밭 가꾸기, 팜파티(부침개 나눠 먹기),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 운동기구 설치 등 다양한 활동이 있었다. 마을에서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대내적으로는 야외영화상영, 마을잔치, 다함께 운동 및 모임이 있었고 대외적으로 마을버스 관련 문제점이 있었다.

2회차, 2학년에는 1학년 때 나온 의견을 토대로 ‘내가 생각하는 마을은?’ 어떤 것인가를 자연·생태, 사람, 역사·문화·축제, 시설·공간 분야로 나눠 구체적으로 알아보았다. 아파트 뒤쪽은 동진원 공원과 바로 이어져 고라니, 청설모, 닭, 다양한 새 등 생태원과 상생하는 숲세권을 품고 있다.

우리 아파트는 자생단체인 광도사랑모임과 노인정을 필두로 다양한 봉사활동과 마을의 문화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6년차가 된 할로윈 축제를 시작으로 주민들의 참여로 알뜰 나눔장터, 마을체육대회 등을 통해 주민 단합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이런 활동의 시작은 동진원 공원과 동백3동을 도보로 잇는 통학로 계단을 꼽을 수 있다.

이 계단을 추진하기 위해 수차례 주민공청회를 통해 주민자치의 첫 발걸음이 내딛어졌던 것 같다. 이 시설을 출발로 아동돌봄센터인 사계절 쉼터와 운동기구, 주민 텃밭 등 다양한 시설과 공간이 생겨났다.

용인형 마을자치학교에 참여한 기흥구 동백동 광도와이드빌 아파트 주민들.
용인형 마을자치학교에 참여한 기흥구 동백동 광도와이드빌 아파트 주민들.

광도와이드빌 아파트에 사는 우리는 더 많은 변화를 꿈꾸며 다양한 세대가 뭉쳐 하나가 되고자 함을 3회차인 3학년 때 깊이 알게 되었다. 현재 마을의 장단점을 토대로 개선 방향을 알아보았다.

공기 좋고,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진 청춘 아파트이지만, 교통수단이 불편했고, 주인의식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 함께 영화 상영, 노래자랑대회를 통해 주민화합의 기회를 만들어 내고, 주민 모두와 다과, 다 함께 운동 등으로 다양한 소모임 육성했다.

커피 바리스타 교육, 디저트 만들기 교육 등으로 광도마을 카페를 운영해 수익창출 기회 제공은 물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령화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내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반찬 및 도시락 나눔 등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해본다.

또한,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마을의 단점인 버스 운행 시간과 버스노선 신설도 고민하게 되었다.

4회차, 마지막 4학년은 이러한 활동은 단지 마을 내에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민관협치로 발전해 나아가야 진정한 주민자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주민자치회의 권한과 정당한 요구가 수용될 수 있도록 계획 수립부터 협의 주체가 힘이 될 수 있도록 주민자치위원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한다.

김효진 광도사랑모임 대표
김효진 광도사랑모임 대표

주민자치회는 마을 ‘주민’이다. 주민은 바로 ‘나’이다. 내가 의견을 내고, 내가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내가 나서서 활동하고, 격려해주고, 참여하고, 관심 갖고 지켜봐 주어야 ‘우리’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용인형 마을자치학교를 진행하면서 참여한 우리는 이미 마을의 ‘주인공’으로서 역할에 한발짝 나아가 있었다. 나이가 적든 많든, 봉사를 많이 하든 하지 않든, 입주자대표회가 아니어도, 광사모 회원이 아니어도, 우리는 모두 마을의 주인공이었음을 깨닫는 자리였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