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에는 신경 없어 증상 발생 후 치료 어려워
저선량 흉부 CT 등으로 조기 진단이 중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준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박성준 교수

폐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장기이다. 1분에 평균 12번, 하루에 평균 1만7000번 이상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일을 하는 매우 고마운 존재이다. 인식은 하지 못하지만 지금도 폐는 열심히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있다.

흔히들 폐암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한다. 폐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없기 때문에 폐암이 생기더라도 통증이 없어 다른 장기의 암과 달리 증상이 늦게 발현된다. 객혈, 통증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는 이미 뼈 등의 주변 장기로의 침범이나 전이가 동반된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안타깝지만 폐암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예방법이 없다. 다만 흡연은 폐암의 상대 위험도를 20~80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금연이 필수적이다.

특히 오랜 기간 담배를 피운 사람, 폐암의 가족력이 있는 사람, 만성폐쇄성 폐질환이나 폐섬유증 등의 기저 폐질환이 있는 사람 등은 지금 바로 금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최근 들어 흡연과 연관이 없는 사람,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에도 폐암 발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음식 조리 연기, 미세먼지 등 흡연 외에 여러 가지 다른 원인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폐암은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폐암을 진단하는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흉부 엑스레이(X-ray)를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 흉부만으로는 폐암을 일찍 발견하기 어렵다. 폐암의 크기가 커져야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크기가 작은 초기 폐암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흉부 CT를 시행해야 한다.

최근 들어서는 일반인들이 건강검진 시 저선량 흉부 CT를 시행해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국가에서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하는 폐암 검진 시에도 흉부 CT를 시행하고 있다.

위험인자를 고려했을 때 오랜 기간 흡연을 한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흉부 CT를 시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폐암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관찰되면 흉부 CT 외에 PET-CT, 조직검사 등의 추가 검사를 진행해 병기를 예측하고, 그 병기에 맞춰 치료 방침을 결정하게 된다.

폐암의 치료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수술,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이다. 수술은 흉강경, 즉 흉벽에 구멍을 뚫고 내시경으로 폐암 병변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흉강경의 장점은 개흉술에 비해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흉강경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일부 개흉술을 시행하고 있다. 수술 후 환자의 병기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병기에 따라 추적 관찰 또는 수술 후 보조 항암요법을 진행하기도 한다. 진행된 상태에서 폐암이 진단돼 수술이 어려운 경우 항암, 방사선 치료로 암을 치료하게 된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폐암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환자를 대상으로 다학제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호흡기·알레르기내과, 혈액종양내과, 흉부외과 등 환자의 진단 및 치료와 연관된 여러 과의 교수진들이 모여 환자에게 최선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 폐암이 어려운 질환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이 한뜻으로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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