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종
최영종

얼마 전 신문에 ‘중국 동북공정의 한국사 비틀기’ 로 온 지면이 도배된 걸 보고 2003년 6월 캐나다 알바타 레이크 루이스 호수를 찾았을 때의 일이 생각났다.

9월19일자 ○○일보는 <동북공정은 학술문제라는 중국의 거짓말>에 이어 21일 ‘중국의 역사 왜곡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한 소설가의 글이 실려 있었다. 동북공정이란 東北邊境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동정)이라는 긴말을 줄인 것으로, 2002년부터 고구려와 발해를 ‘소수민족지방정권’으로 중국 역사에 편입하기 위해 추진해온 작업이다.

같이 간 한 사장은 “지금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한국사 여기저기를 말아먹으려 광분하고 있다지요? 대체 이것은 뭐 하는 거요?” “알다시피 그대로요. 고구려도 발해도 무시하고 신라도 단군조선까지도 인정하지 않으려 하면서 이런 나라들은 자기들 속방(屬邦)이라고 역사에 기록하자는 거지요”하고 대강 말해 주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2000년대 들어서부터 살만해지니까 세계열강과 겨눌만하다고 과신하는 중국은 국제사회의 문제아가 되었다. 특히 고구려와 신라사를 중국사에 편입하려는 역사침략 연구는 국제정세와 외교사적 시각을 내세워 미래 만주에 대한 역사적 불안감 때문에 고구려 역사를 중국 역사의 일부로 규정하려는 것이니 ‘고구려 역사 말아먹기’만 아니고 우리 한민족의 존립 근거 자체를 흔들려는 간책이다.

현장 가서 본 사람도 많지만 ‘만주는 우리(중국) 땅이라고 말뚝 박으려는 계책으로 고구려 광개토대왕(375-413)의 업적을 기록한 비석에 비각을 세우고(1982) 방탄유리를 둘러(2003)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대비하는 소동도 벌였다. 또 조선은 고대부터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죽은 주은래는 망언을 했고, 고구려에 이어 고려도 넘봐 왕건은 낙랑군 한족 후예라고 주장하는 등 말도 안 되는 억설(臆說)에 궤변을 내는가 하면 발해까지 들먹이고 있다.

흡사 아직도 앙금이 안풀린 일본이 전쟁 중에 “조선위안부를 강제 동원한 일이 없다. 이번에 미의회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사죄할 필요 없다”는 아베 전 총리의 망언이나 그동안 수 십년에 걸쳐 각료들의 숱한 궤변도 중국의 억설과 다를 바 없다.

동북공정으로 우리의 뿌리까지 흔들어 대려 하니 우리 모두 사주경계(四周警戒)해야 할 강적들이 있다. 이런 거짓말은 무엇보다 중국의 역사 침탈이다. 최근 중국 베이징 국가박물관 청동기유물전의 한국역사 연표에서 ‘고구려’ ‘발해’를 삭제했다.

중국은 정치 논리로 고구려사 왜곡 뒤 학문영역이라 강변하고 있다. 더욱이 고조선 역사 마저 부정하며 한국사 전체를 집어 삼키려 하고 있어 마치 일본의 근성을 닮아가고 있다.

물론 이런 연표 사태의 원료 제공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사후 챙김에 무관심한 탓 때문이다. 이런 왜곡 사태를 채근하지 못해 일어났지만 원자료를 제공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의 건국 연대를 기원전 2333년이라고 적어 줬으나 중국이 ‘고조선 연대: ?~기원전 108년’으로 둔갑시켰다.

고조선 전체 역사를 부정하고 자기들의 지방정권이라고 보는 말기의 위만조선 인정하겠다는 속셈이다. 이런 검은 속셈은 ‘고대 중국 고구려 역사 총론’에서도 백제와 신라도 중국사의 일부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이런 연표 수정 없이 한국사를 자기들 마음대로 한국사 전체를 거짓으로 꾸며 ‘속방의 역사’로 먹칠해 종내 집어삼키려 하려하니 경계해야 할 국가로 봐야 한다. 하긴 황하문명보다 빠른 요하문명을 자국사로 끌어들여 중국문명의 뿌리로 삼으려하니 우리는 정사(正史) 지키기기에 전력투구해야 하겠다. 파렴치들이 동과 남에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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