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표의 어제와 오늘

예로부터 수령이 수백 년 된 나무는 함부로 베지 않았다. 큰 바위 역시 옮길 때는 정성껏 고유제를 지냈다. 왜일까. 고목이나 거석엔 정령이 깃들여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영험함을 가졌기에 인간에겐 경외의 대상이었고 따라서 민간신앙의 섬김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함부로 건드린 사람이 해를 입었다는 얘기는 흔하게 전해진다.

최근 용인의 명물이었던 기흥구 상하동 민재궁 마을숲 서낭당(성황당) 터가 없어졌다. 더구나 2기의 장승(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과 돌무더기도 사라지거나 파헤쳐졌다. 이유는 도로 확장으로 알려졌다.

민재궁 마을입구를 오래도록 지켜왔던 마을숲, 서낭당 신목, 장승, 돌무더기 등은 용인지역에선 사실상 몇 곳 밖에 남아있지 않은 민속유산으로 그 희소성과 보존가치 또한 크다.

불가피했다면 문화원 등 전문기관에 알려 정밀조사는 물론 기록을 남겼어야 했다. 면면히 이어온 마을 민속조사와 보호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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