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원장
이동훈 원장

1752년 6월 폭풍우가 몰아치는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마을에서 연이 하늘에 떠 올랐다. 십자가 모양의 단단한 삼나무로 뼈대를 만들고, 비단을 단 연은 강한 바람을 타고 높이 날아갔다. 이날 아들과 함께 연을 날린 사람은 벤자민 프랭클린이었다. 번개가 전기와 같은 성격을 가졌을 것이라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에 나선 것이다.

마찰을 통해 발생되는 정전기를 현상을 넘어 전기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이 1745년 네덜란드 라이덴 지역의 과학자들에 의해 개발되었다. 라이덴병이라고 불리게 되는 일종의 축전기는 전기 성격을 연구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라이덴병은 곧 서구의 많은 과학자에게 알려졌고, 프랭클린 역시 라이덴병을 활용한 다양한 실험을 했다. 더 많은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 라이덴병을 직렬로 여러 개 연결하는 실험을 했는데, 이런 방법을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 유머스럽게 ‘배터리’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은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전기를 연구하던 많은 과학자들은 번개의 성격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번개가 전기와 같은 성격일 것이라고 믿은 프랭클린은 전기가 잘 통하는 물질을 높게 올려 보내 라이덴병에 모아보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당시 가장 높은 건물은 뾰족하게 높이 올라간 교회 지붕이었다. 교회가 완공되기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프랭클린은 1752년 6월 비가 오는 날 연을 날려보기로 한 것이다. 프랭클린이 날린 연은 번개가 치는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연이 번개에 맞지 않았지만 비에 젖은 연줄을 타고 흘러내려온 기운은 라이덴병에 차곡 차곡 쌓였다. 얼마 뒤 프랭클린이 확인했을 때 전기와 똑같은 현상을 보였다. 번개 역시 전기 현상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프랭클린의 실험은 전기에 대한 관심을 중폭시켰다. 1791년 전기를 가지고 연구하던 갈바니는 개구리 뒷다리가 금속을 대자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갈바니는 생명체 내에서 전기를 발생시키고 전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갈바니와 친한 친구였던 볼타는 생물 내부에서 전기가 만들어지는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볼타는 실험을 계속한 끝에 금속 사이에 있던 동물의 수분이 전기를 전달하면서 개구리 근육이 움직이는 현상을 밝혀냈다. 볼타는 연구를 더 진행해 은판과 아연판 사이에 소금물에 적신 헝겊을 감아 전기 발생 장치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 이름은 전압의 단위인 ‘볼트’로 기억되게 되었다.

번개가 치는 모습
번개가 치는 모습

금속 사이 소금물이 전기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해 주었다. 순수한 물은 전기를 전달하지 못했다. 단단한 소금이 물에 녹으면서 나트륨과 염소로 분리되고, 이들 구성 성분이 양전하와 음전하를 형성시키면서 전기를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나트륨, 칼륨, 염소의 농도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혈액과 세포 속 미세한 농도 조절로 우리 몸의 작용이 조절되고, 심장이 뛰게 하고 근육을 움직이게 하며, 생각과 사고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물질을 전기를 전달하는 물질이라고 해서 ‘전해질’이라고 불린다.

뜨거운 여름 땀을 통해 배출되는 성분은 물뿐 아니라 우리 몸에 함께 녹아 있던 나트륨 등의 염분이 함께 소실되는 것이다. 심한 탈수 증상으로 무작정 물만 마시는 경우 오히려 몸속 전해질 농도가 불균형해지면서 의식을 잃거나 심한 경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열사병이 많았던 중동지역에서는 이런 경험이 축적되면서 열사병 환자에게 찬물을 먹으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염분이 있는 생선, 버터 등을 공급하게 했다. 이런 영향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처 <동의보감>에도 찬물을 먹을 경우 죽을 수 있다는 기록이 보인다. 염분 보충이 필요한 것이다.

최근 국내 기상 현상도 온난화의 영향으로 고온 다습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한낮 잠깐의 산책이 때로는 몸에 큰 충격을 주기도 한다. 특히 고령의 경우 평소에도 혈중 나트륨이 낮은 경우가 있다. 저나트륨 상태에서 탈수는 치명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본인의 나트륨 수치를 파악해 두는 것도 좋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전해질이 함유된 스포츠 음료들이 개발되었다. 가장 좋은 것은 뜨거운 시간 야외 활동을 줄이는 것이지만, 반드시 해야 한다면 가급적 그늘을 찾아보고 자주 쉬면서 충분한 수분 보충과 함께 전해질 보충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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