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석
이해석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식량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일부 국가는 폭동도 일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왜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와 폭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일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선 우크라이나의 농업을 살펴봐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옥토로 유명한 곳으로 세계 3대 곡창지대가 있는 곳이다. 세계적인 곡창지대가 전쟁으로 인해 제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거나 농산품이 항만에 발이 묶여있다.

러시아 또한 사정은 별반 차이가 없다. 더구나 자원부국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유가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국제 유가가 말해주고 있다.

한국 농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식량을 생산할 때 꼭 필요한 각종 농기계 기름값이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비료 값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농가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다시금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1990년대 농업시장 개방 이후 우리의 식량안보는 여전히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쌀만 겨우 자급자족하는 상황이다. 쌀은 전시상황에 대비해 5년치 분량을 비축하고 있다. 쌀 외의 곡물 자급률은 20%대에 그치고 있다.

우리가 많이 먹는 식용유, 옥수수, 밀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신토불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 농산물은 외국 농산물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포도는 칠레산에 밀리고, 소고기는 미국과 호주산에 밀리고, 닭고기는 브라질산, 돼지고기는 유럽에 밀리고 있다.

결국 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이후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었지만, 이득을 보는 제조업·서비스업 등 2·3차 산업에서 1차 산업으로 손실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식량안보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것이다.

우리는 지난해 계란 품귀 사태에서 보듯 임기응변식 대응으로는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식량 수출 국가가 갑자기 자국 내 문제로 수출을 하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수출한다면 우리는 곧바로 대응할 수가 없다. 제조업과 달리 농산물은 최소 3개월 이상 공을 들여야 수확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농지 면적은 990만ha에 이른다. 이것마저도 매년 개발로 감소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덮여버린 땅에서는 농산물을 다시 키우기 힘들다. 우리 용인은 더욱 심각하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매년 농경지가 가파르게 사라지고 있다.

그러면 농민들은 자꾸 용인을 떠나 더 멀리 가게 된다. 땅값이 상승하게 되면 경영비에서 3분의1을 차지하는 토지 임대료가 올라가고 도시에서 멀어지면 물류비가 증가한다. 인력 수급도 더욱 문제가 되어 소비자들은 더욱 더 비싸게 농산물을 사먹을 수 밖에 없게 된다.

다시금 식량안보 관점에서 농업 살리기를 위한 제도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용인은 수도권 농업을 책임지는 최전선인 만큼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 용인시 농업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정적인 영농활동 보전을 통해 농산물 수급의 안정화를 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 정착을 위한 중앙정부와 경기도, 용인시 차원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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