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1지방선거에 부쳐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투표장에 들어서는 유권자에게는 모두 7장의 선택권이 주어진다. △경기도지사 △용인시장 △경기도교육감 △경기도의회 의원 △용인시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비례대표 도의원 △용인시의회 비례대표 시의원 등이다.

이 많은 투표용지를 들고 꼼꼼히 소신껏 도장을 찍는 일조차 간단치 않아 보인다. 미리 투표해야 할 후보를 결정하고 메모지에 순서대로 적어가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표 요령이기에 권한다.

ⓒ아이클릭아트
ⓒ아이클릭아트

투표 요령도 어렵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본지는 이번 선거에 임하며 지방자치제에 따른 지역일꾼을 뽑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몇 가지 후보 분별력 기준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정당보다 인물이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 선거제도의 핵심이다. 하지만 풀뿌리민주주의 시험대인 지방의회 선거에 까지 주요 정당이 독과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미 용인시의회 34명을 뽑는 선거에서 3명씩 모두 6명이 무투표당선으로 결정됐다. 거대양당 나눠 먹기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지역 유권자의 투표권이 근본적으로 박탈당한 격이다.

오죽하면 일부 시민들이 “투표 결과가 아니니 소속 정당에서 의정활동비를 지급하라”고 했겠는가. 풀뿌리 지역의회까지 적용되는 정당공천제도는 거대정당 브랜드만으로도 절대 유리한 구조이다.

시민에 충성하고 시민의 공복이기보단 소속 정당과 지역책임자 눈치를 보는 구조로 왜곡돼 있는 현실이다. 부득이하게 정당으로 가릴 거라면 ‘가’번인가 ‘나’번인가 보다 제대로 일할 사람인지, 합당한 능력을 갖추었는지 판단하시라.

둘째,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력과 연고다. 자치란 스스로 공동체 구성원 중에서 대표자를 뽑는 행위이다. 당연히 지역사회에서 대표자가 될 만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대중적으로 검증받은 이들이 출마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연고는 물론 지역사회 봉사 또는 활동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주요 정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는 경우는 시민과 유권자에게 대한 예의가 아니다.

광역단체장과는 다르다. 지역사회란 기억과 경험과 삶을 함께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살아가는 집단이다. 그런데 그 공동체 구성원이 아닌 사람이 대표하거나 대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셋째, 다양성이다. 용인은 대도시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도시로 성장했다. 시민 구성은 이미 다양성을 그 특징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경험치와 삶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런 상황과 변화를 반영하지 않는 의회 구성은 자칫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사각지대에 놓이게 할 수 있다.

거대정당 소속 출마자 뿐만 아니라 군소정당 또는 무소속 일지라도 자질과 실행능력, 그리고 제시하는 정책적 설득력이 있다면 기회를 주는 것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 문화와 예술 등 전문가 출신이거나 사회적 소수를 대표하는 이들이 의회 구성에 참여하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통해 역동성을 높여낼 수 있다면 좋겠다.

넷째, 미래다. 주류사회 또는 당장 눈앞에 놓인 우리 세대의 이익만을 좇는 세력 또는 이를 지향하는 후보는 경계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와 우리 세대를 넘어 미래까지 생각하는 정책 마인드를 가진 후보여야 한다. 왜냐하면 기후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 과제는 이미 현실에서 우리 삶을 좌우하는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분명 미래로부터 빌려 쓰고 있는 지구촌 문제에 대한 관심 없이 당장 개발에만 몰두하는 후보와 정치세력에겐 투표를 통해 경고장을 보내야 함이 마땅하다. 이와 함께 차세대 용인의 미래를 이끌어갈 역량과 가능성이 보인다면 키울 도량이 우리 유권자에게도 필요하다.

다섯째, 협치에 기반한 추진력이다. 자치의 본질은 참여다. 행정조직과 선출된 권력 그리고 시민사회와의 삼각관계 속에 이뤄지는 균형이다. 민주적 리더십은 행정조직이 더 잘 하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개혁 의지가 중요하다. 물론 협치에 기반해야 한다.

현실성 없는 선심성 공약만 남발하고 무책임하게 뒤집는 거짓말과 이중적인 행동은 지도자와 일꾼으로서 적합하지 않다. 그렇지만 소수 특정집단의 이해나 당장의 반대에 굴복해 미래를 위한 개혁을 미룬다면 이 또한 선출직의 자질에 모자란다. 민주적 추진력이 용인엔 필요하다.

이미 선택의 시간이다. 소중한 풀뿌리 민주주의 싹을 키우고 가꾸어 갈 일꾼을 뽑는 순간이다. 참여와 바른 선택이 용인의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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