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시민신문-용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공동기획8

최근 소비 트렌드는 ‘가치 소비’이다. 조금 비싸거나 품질이 낮더라도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에 부합하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화장품 어택’ 등을 실천하며 업체의 변화를 촉구하는 운동도 있었다.

이에 따라 업체들은 점차 비닐 라벨,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거나 재활용 용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선하고 있다. 각종 굿즈를 제작하면서 ‘그린 워싱’을 해온 업체는 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선택지를 만드는 업체와 매장이 점점 늘고 있으며, 어떤 곳에서는 판매 수익을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는 소식도 종종 들려온다. 이는 모두 한 명 한 명의 소비자가 모여 트렌드를 만든 결과이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폐의류 배출량은 2015년 9200만톤에서 2030년 1억4800만톤으로 연평균 3.2%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폐의류 배출량은 2015년 9200만톤에서 2030년 1억4800만톤으로 연평균 3.2%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는 건 한 마디로 플라스틱이다. 일회용 배달 용기며 포장 용기, 일회용 컵, 비닐봉지 등등. 그래서 우리는 장바구니와 텀블러를 챙겨 다니고, 철저하게 분리수거를 한다. 그러다 보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내가 바뀌고, 참고, 노력하더라도 물건을 만들어내는 기업들이 바뀌지 않으면 이게 의미가 있어?’

‘패스트 패션’으로 인해 매년 수천만 톤의 섬유가 폐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다.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와 ‘카우스피라시’를 보고, 세계의 어업과 축산업이 환경오염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또한 동일한 감상을 갖게 한다.

사회를 구축하는 거대한 자본과 산업, 그리고 인류의 일견 거스를 수 없어 보이는 거대한 환경문제의 벽 앞에서 나라는 한 명의 작은 존재는 어떤 힘도 갖지 못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아니다. 으레 듣는 따분한 말이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기에 한 명 한 명의 작은 노력이 모이면 결국 큰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오늘날 소비자들 사이에 환경에 대한 중요성 인식이 증가하고, 소비 문화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21년 국민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기업의 ESG 활동이 제품구매에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19~20년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착한 소비 활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착한 소비는 친환경 소비를 의미한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으며, ‘착한 소비에 동참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이 64.4%에서 72.9%로 증가한 바 있다.

KB 트렌드보고서 ‘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에서 소비자 10명 중 5명(55.6%)이 ‘소비’ 분야에서 친환경 행동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4.3%가 ‘10%’ 이내 추가 비용을 내고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제 우리는 환경과 윤리를 고려한 ‘컨셔스(Conscious 의식 있는) 소비’ 문화를 통해 가치와 신념을 표현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도 있다.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이 기업이 환경을 위해 노력했는지 여부를 한 번씩 확인해 보자. 그 전에 ‘이것이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 세상은 이미 너무나 많은 물건들로 과포화 상태에 처해 있다.

모 어플에서 시작된 이웃과의 중고 거래 열풍은 요즘 새로운 문화가 됐다. 새 옷을 사러 매장으로 나가지 않고, 중고 거래 어플을 켜서 이웃의 옷장을 둘러보는 것도 환경과 지갑을 위한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우리 가족의 식탁에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쯤 채식을 시도하는 것도 생명과 지구를 살리는 멋진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나들이 길에 우리 지역의 제로웨이스트샵을 방문해보자.

이한나(공동체지원활동가)
이한나(공동체지원활동가)

집에서 쓰는 재사용 용기를 가지고 나가면, 돌아오는 길에는 ‘용기내 용인(용인시 내 일회용품 없이 장볼 수 있는 마켓, 식당, 서점, 제로웨이스트샵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yonginae_yongin)’ 스티커가 붙은 식당의 음식을 포장해 올 수도 있다.

모두의 이 작은 움직임들이 쌓여 태산과 같은 의지가 된다면, 언젠가 눈앞을 가로막던 거대한 환경문제의 벽을 밀어내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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