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질환 구조변경만이 살길?

전춘산
전춘산

관절질환은 뼈가 닳아서 관절이라는 구조가 무너지는 질환입니다. 그렇다면 닳은 뼈를 다른 뼈로 교체해 구조를 보강하면 관절질환이 나을 수 있지 않을까? 요즘은 기술이 좋아져 인공관절 품질도 좋다는데, 오래돼서 문제만 일으키는 내관절보다 낫지 않을까? 수술에 끌리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관절질환은 단순히 뼈 구조의 이상이 아닙니다. 관절은 뼈와 연골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주변의 힘줄과 근육의 도움을 받아 일정 부분 지탱되고 있는데, 뼈는 인공관절로 교체한다 해도 힘줄이나 근육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부품은 아직 없습니다. 관절질환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생활환경, 습관 등의 결과입니다. 이러한 환경과 습관의 개선 없이 관절만 갈아 끼운다면, 그 관절 수명을 과연 얼마나 장담할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비만 때문에 생긴 관절염을 수술로 해결한다고 해도 몸은 여전히 뚱뚱해 관절질환이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결국 수술로 구조를 변경하는 것은 관절질환에 대한 절반의 치료에 불과하다는 뜻입니다.

수술하면 빨리 치료된다?

관절 내시경 수술의 경우 하루 수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간단하고, 2~3일이면 퇴원할 수 있을 만큼 회복이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언뜻 수술 후 2~3일이면 바로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회복은 수술 자국이 아무는 것을 말합니다. 관절이 완전히 회복되려면 일정기간 재활 치료가 필요합니다. 회복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오히려 수술 자체보다 수술 후 재활치료 결과가 더 중요합니다.

대부분 수술 직후에는 관절이 아프니까 무릎운동을 하지 않아 관절이 뻣뻣해져서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수술 후 병원에서 재활훈련을 받는 기간은 약 일주일 정도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무릎이 제 기능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재활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수술하면 완치할 수 있다?

다행히 진짜 관절에 가까울 정도로 잘 만든 인공관절로 고장 난 자신의 관절을 교체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인공 관절의 수명은 평균 10년, 몸무게 부하가 덜 실리는 부위에 사용된 것이라도 15년에 불과합니다.

만일 55세 이전 이른 중년에 관절 수술을 했거나, 수술 후 섭생을 잘해서 인공관절의 수명보다 더 오래 산다면 수명을 다한 인공관절을 교체하는 재수술이 불가피합니다. 그때가 되어 재수술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하다면 모르지만, 나이 들어 위험 부담이 크면 재수술 자체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나머지 인생을 과연 제 기능도 못하는 인공관절로 편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인공관절은 로봇처럼 튼튼하지만 아직까지 인간의 관절만큼 유연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수술이 성공적으로 되었다고 해도 관절의 운동 범위가 기대했던 것보다 휠씬 제한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수술 후 어느 정도를 완치로 볼 것인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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