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김승환

요즘 10~20대 중에서도 디스크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다. 김OO씨도 그 중에 한 명이었다. 김씨는 16세 때 격하게 운동을 하다가 디스크가 터져 수술을 받았다. 비록 디스크가 터지긴 했지만 척추도 건강했고, 근육과 인대도 튼튼해 병원에서도 수술만 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런데 몇 년이 채 지나지 않아 디스크가 재발해 병원에 갔더니 재수술을 권해, 또 수술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본원을 찾았다고 한다.

김씨처럼 어린 나이에 허리가 아픈 환자들을 보면 마음이 착잡하다. 평균수명을 80세로만 잡아도 김씨는 약 60여년 동안 부실한 허리로 살아야 한다. 물론 관리를 열심히 하면 60년도 끄떡 없이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며 살 수 있다.

다만 처음 디스크가 발병했을 때 수술을 하지 않았더라면 관리가 더 쉬웠을 것이다. 나이가 젊어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얼마든지 치유가 되었을 텐데 수술을 하면서 척추뼈에 구멍을 뚫고, 근육과 인대를 끊어놓았으니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수술로 인한 손상은 원상복구할 수 없는 것이라 더욱 마음이 아팠다.

디스크는 발병했을 때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특히 만성디스크 환자일수록 더 잘 관리해야 한다. 급성디스크 환자에 비해 만성디스크 환자는 통증에 둔감한 편이다. 급성디스크 환자는 상태가 그리 심각하지 않아도 처음 겪는 통증이라 예민하게 반응한다.

반면 만성디스크 환자는 상태가 심각한데도 오랜 시간에 걸쳐 통증에 익숙해지기도 하고, 통증이 여기저기 분산돼 정작 자신은 그렇게 심하게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방치한 채 살다가 손도 못 쓸 정도로 심각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급성이든 만성이든 디스크가 생겼다는 것은 그때부터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는 신호나 마찬가지다. 디스크는 일종의 퇴행성 질환이다. 건강했던 사람도 나이가 들면 디스크가 늙고, 주변 인대와 근육도 노화되면서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다. 따라서 지금 디스크 환자가 아니라도 최대한 오래 건강한 허리를 유지하고 싶다면 관리를 해야 한다.

허리가 아프면 삶의 질이 대폭 떨어진다. 허리가 아파 잘 걷지 못하고, 앉았다 일어서는 간단한 동작을 할 수 없다면 100세 장수시대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평균수명이 예전처럼 50~60세 정도라면 모를까, 80세만 산다고 해도 50세에 디스크가 생기면 30년 이상 허리가 아파 고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그럴 수 없는 노릇이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잘 치료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 허리에 실리는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고,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만성디스크 환자는 통증이 없더라도 3년이나 5년 주기로 MRI를 찍어 상태를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아무래도 통증이 없으면 관리에 소홀해지기 마련인데,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하면 경각심을 느껴 더 열심히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는 관리한 만큼 건강해진다. 가장 좋은 치료는 관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00세 시대를 건강한 허리로 행복하게 살려면 꼭 디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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