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표의 용인 어제와 오늘

마을숲은 비보풍수(裨補風水)의 대표적인 사례다. 우리 선조들은 마을 입구가 훤하게 열리면 바람 갈무리가 안 되고 나쁜 기운이 마을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없다고 봤다. 따라서 마을입구에 숲을 조성하거나 장승 등을 세워 나쁜 기운을 막고 바람과 홍수도 막아주며 마을을 보호하고자 했는데 이를 수구맥(막)이라고 한다.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가마실은 마을숲이 잘 보존돼 있었다. 밖에서 보면 겨울에도 거의 동네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나무가 정렬돼 있었다. 필자는 기회 있을 때마다 가마실 마을숲의 대단한 가치를 자랑스럽게 떠벌리고 다녔는데 몇 해 전 어느 날 현장을 다시 둘러보다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동네는 드러나 있었고 둔덕은 잘려 길과 전원주택 부지로 조성되고 있었다. 발걸음을 바로 돌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 땅이 누군가의 사유지였겠으니 어쩌겠는가. 분명한 것은 자연산림유산을 귀중한 공공재로 인식하고 보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문화자산으로 받아들이는 생각의 변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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