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김현욱

‘봉침요법’이란 자연 상태의 벌이 가지고 있는 봉독을 추출해 정제, 희석 후 경혈에 주입해 질병 치료에 이용하는 침술의 일종입니다.

봉침의 역사는 기원전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데,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와 바빌로니아 의서에 이미 봉독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한의학에서도 최초의 침구학 문헌이라 할 수 있는 <마왕퇴백서>에 이미 봉독을 이용한 임상례가 있습니다.

벌 독은 약 40가지 성분으로 구성됩니다. 그 중 봉침의 주요 성분인 멜리틴(melittin), 아파민(apamine) 등의 물질이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촉진해 소염 진통효과가 발생하게 되며, 유해산소를 억제하고 항산화 작용을 하게 됩니다. 봉침에 포함돼 있는 아돌라핀(adolapine)은 류머티즘 치료제인 인도메타신(indomethacin)보다 70배 강한 억제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봉침에는 면역계 조절작용도 있는데, 봉침 치료는 우리 몸의 백혈구, T림프구, B림프구를 증가시킴으로써 면역력을 향상시키게 됩니다. 봉침에 포함돼 있는 다양한 물질이 몸의 면역계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봉침을 맞게 되면 혈액성분이 해당 부위 세포조직으로 이동하게 되어 노폐물을 신속하게 제거하고, 신진대사가 항진되어 산소공급이 원활해집니다. 이를 통해서 박테리아를 물리치거나 상처를 회복하는 등의 효과가 있습니다.

봉침 치료를 통해 일반적인 치료로 잘 낫지 않는 다양한 근골격계 통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협착증과 같은 척추질환과 △오십견, 류머티즘, 무릎관절염, 회전근개 파열과 같은 관절질환 △무릎, 발목, 어깨, 척추 등의 만성 퇴행성 관절염이나 △팔다리 근육통증, 손목, 발목 인대의 염좌 △오랫 동안 잘 낫지 않는 통증질환에 두루두루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봉침 시술 당일은 술과 과로를 금하고, 음주는 봉침 치료 부위에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으니 당일 음주는 주의해야 합니다. 맞은 부위가 붓거나 가려우면 긁지 말고 얼음찜질을 합니다. 견딜 수 없이 가렵거나, 가려운 부위가 전신으로 퍼질 때에는 반드시 해당 의료기관에 전화해야 합니다.

봉침의 주의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붓기나 가려움, 그리고 약간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정제를 해도 독성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상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약간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부작용이 아닙니다.

둘째,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전신-즉시형 과민반응이 있습니다. 이는 벌에 쏘이거나 봉침 치료시에 가장 위험한 반응으로, 한방 의료기관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봉독을 피부에 극소량 주입해 반응을 관찰하는 피부 반응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신 반응으로 불안감, 무력감, 권태감, 오한 등이 나타나고 두드러기, 간지러움, 발진 등의 피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어지러움, 졸도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셋째, 살아있는 꿀벌의 침을 직접 피부에 놓는 시술을 민간요법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정제, 희석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성분으로 인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과민반응에 즉각 대처하기 어려워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서 봉침 치료를 할 때에는 반드시 한의사의 관리가 가능한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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