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표의 용인 어제와 오늘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갈곡마을이 ‘구갈 3지구’란 이름으로 개발되기 전, 용인의 오랜 전통가문 경주김씨 갈천공파에서 세운 기념비가 국도변에 있었다. 하나는 갈천공병자호란창의근국기념비(葛川公丙子胡亂倡義勤國紀念碑)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갈천공은 경주김씨 계림공파 후손으로 용인 입향조 김원립이다. 신‧구‧상‧하갈에 걸쳐 재지사족이자 명문거족으로 널리 퍼졌다.

알려진 이름만 해도 김근태, 김학민, 김학규, 김민기 등이 갈천공의 후손들이다. 갈천(또는 갈내)이란 지명도 김원립에서 유래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는 1636년(인조14) 병자호란 때 왕이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자 거병한 의병장이었다. 용인에 낙향해 제자를 키우며 노후를 보냈다. 또 하나의 세움 돌은 오석김혁선생독립운동기념비(吾石金赫先生獨立運動紀念碑)이다. 오석 김혁 장군은 김원립의 11세 후손으로 일제강점기 해외 무장 항쟁을 이끈 독립운동가로 잘 알려져 있다.

두 분의 기념비는 1983년 제작되었으나 ‘5공’시절 정치사건으로 비화돼 1985년에야 갈곡마을 앞 국도변에 세워졌다. 수난 끝에 다시 1997년 겨우 기흥구 구갈동 성지중학교 맞은편에 ‘김혁공원’이 조성되면서 안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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