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팬대믹 시대 2번째 맞은 여름 용인시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다 기록이다. 1년 넘도록 사회적 거리두기 시스템 속에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민 상당수가 공포감에 ‘피로감과 불편함’으로 삼중고를 이어가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5개월 여가 지났지만 체감하는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방역 완화’로 인식하고 있는 모양새다. 2020년 5~7월과 올해 같은 기간 용인시 코로나19 확진현황을 파악해, 우리 사회에서 시급하게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1년만에 확진자 급증 ‘일상 깊이 더 파고 들었다’= 용인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것은 지난해 2월경. 이후 5월까지 76명까지 늘었다. 당시 용인시는 학교 등교는 물론, 대부분 공공기관도 문을 닫았다. 하지만 6월 들어 급격히 증가해 100명을 훌쩍 넘었다. 지역 집단감염을 우려하고 용인시도 방역 강화를 강조했다. 실제 백군기 시장도 일일 상황보고에 나서 시민들의 동참과 개인 방역에 철저해 줄 것을 당부했다.

기흥구본건소 선별진료소.
기흥구본건소 선별진료소.

다행스럽게 7월 들어 증가 속도는 줄어 10여명이 추가됐다. 5월부터 7월 22일까지 늘어난 신규 확진자는 49명 정도다.

1년이 지난 올해는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2번에 걸친 대유행을 거쳐 5월 기준으로 2545명까지 늘었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해 39배가 늘어 난 것이다. 5월 이후 증가세는 심각하다. 2600여명에서 3달만에 1297명이 늘어 2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3843명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규 확진자에 비해 26배 더 많다.

검사 진행수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5~7월 석달간 하루 평균 154건이던 것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548건으로 늘었다.

확진자나 접촉에 의한 선별진료소를 찾았다는 시민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지난 21일 기흥구보건소 앞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만난 유모(27)씨는 “9시 조금 넘어서 검사를 받기 위해 찾았다. 벌써 20명이 넘는 사람이 줄 서 있었다. 주변에 검사 받은 친구들이 많다. 음성이 나오면 마치 건강하다는 결과를 받은 것처럼 다닌다”라고 말했다.

기흥구 한 식당에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발열체크 등 방역 장치를 설치해 입장객을 관리하고 있다.
기흥구 한 식당에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발열체크 등 방역 장치를 설치해 입장객을 관리하고 있다.

◇5월 중순부터 사망자 줄어 백신 효과 ‘기대’= 백신접종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2월 28일. 백신 효과가 접종 이후 2주 이상 경과 한 뒤에 나타나는 것을 감안하면 3월 중순이 돼야 용인시에서도 백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백신효과로 볼 수 있는 것은 우선 확진자 감소다. 백신 우선 접종대상자가 고위험군이라 사망자 감소도 백신 효과 바로미터로 여긴다. 용인시의 경우를 보자. 용인시가 공개한 코로나19 발생현황을 보면 2월 24일 처음으로 사망자수가 총 16명이라고 밝혔다. 백신 접종을 일주일을 채 남기지 않은 상태며, 용인에서 확진자가 발생한지 1년여 만이다. 이후 백신접종 2주 후인 3월 중순에는 20여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초기 백신접종 대상자수가 미흡해 확실한 효과라고 말하기에는 이른 수치를 보였다. 오히려 3월 중순 이후 5월까지 사망자가 10명 이상 더 발생했다. 백신접종 대상자 확대 등으로 백신 효과를 기대했지만 수치만 두고 보면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5월 이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용인시에서는 5월 31일까지 사망자는 32명까지 증가했다. 2월 하반기 16명 이후 3달여만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백신 효과가 확실히 수치로 드러난 것은 6월부터다. 6월 들어 7월 현재까지 용인시에서 코로나19 사망자는 32명이다. 이는 5월 이후 6~7월 두달여간 유지되고 있는 수치다. 올해 들어 가장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백신 효과를 뒷받침하는 수치는 또 있다. 확진자다. 사망자가 16명에서 32명으로 2배 가량 증가한 2월 하순부터 5월 중순까지 용인 내 확진자도 1650여명에서 2800여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한해동안 용인시 확진자 991명과 비교해도 200명이 훌쩍 넘는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에는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이다.

상황은 5월 말부터 다소 다르다. 이 당시 사망자수는 32명으로 22일까지 변동이 없다. 하지만 확진자는 확실히 달라졌다. 2773명에서 3843명으로 두달여 만에 1000명 이상 늘었다. 확진자 증가세만 두고 보면 지난해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백신접종을 마쳤다는 안내글을 입구에 붙혀 둔 한 식당.
백신접종을 마쳤다는 안내글을 입구에 붙혀 둔 한 식당.

◇생활 방역 곳곳서 느끼는 온도차+백신 역효과=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생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변한 부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생활 방역의 허점이다. 처인구 백암면에 위치한 한 오리전문점.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찾은 식당에는 손님 2팀이 각각 따로 자리를 해 식사를 하고 있었다. 30여분 뒤 초등학생 자녀가 낀 3명이 식당을 찾았지만 당장 입장하지 못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6시 이후 2명 넘게 모일 수 없기 때문이다. 식당 관계자가 입장 유무를 살피자 주인인 이영호씨가 직계가족임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했다.

이영호씨는 “1년 넘게 정말 뭐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손님도 죄짓는 기분일 테고 저희도 정말 미안하고, 그래도 어쩔 수 없어요”라며 “저희 식당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모두 백신접종을 다 마친 상태기 때문에 손님들께서 더 방역에 주의해주시면 그나마 안전한 식당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지난해 기자가 찾아 방역 수칙 현황을 취재했던 기흥구 신갈동 한 해장국집 역시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체온 확인 뿐 아니라 식탁별 가림막까지 설치해뒀다.

하지만 다수 자영업장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사실상 방역이 무력화 된 곳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여기에는 백신접종 이후 개인방역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향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철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기흥구 한 메밀국수 전문 식당을 오후 1시가 넘어 찾았지만 입출인 확인은 물론이고, 식당 내에는 50여명이 거리감 없이 앉아 식사을 하고 있었다.

방역 현장에서 만난 식당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의와 타의다. 자체 방역에 집중하고 있는 식당은 1년이 넘도록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었다. 반대로 타의에 의해 방역을 해오던 식당은 허술해졌다는 의미다. 이는 곧 그만큼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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