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 커피 추출 기구와 방식이 발전해 왔다. /아이클릭아트

현재 커피시장은 특별하고 개성이 강한 커피를 생산해 우위를 점하려 하는 이들로 인해 때로는 협력을, 때로는 경쟁하며 지속적으로 발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수한 커피 품종 개량과 가공방식의 새로운 시도, 세밀하고 개성이 강한 원두로 만들기 위한 로스터들과 그 맛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바리스타들의 노력이 커피시장 발전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사람들의 기술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 있다면, 추출에 필요한 새로운 기구들의 발명 또한 커피시장 발전에 함께 하고 있다.

지난 번 언급했던 추출에 이어서 보다 나은 커피, 보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 발전하고 있는 커피 추출 기구들과 추출 방식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1700년대까지 커피를 음용하는 방법은 터키쉬 커피(Turkish Coffee)라고 불리는 물과 커피가루를 넣고 끓여 마시는 방법뿐이었다. 그 후 1850년대에 이르러 커피를 다양하고 편리하게 내려 마시기 위해 여러 추출방법과 기구가 개발되었으며, 현재에도 꾸준히 다양한 기구가 개발되고 있다.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는 다양하다. 기구를 크게 두 분류로 나뉜다. 뜨거운 물을 분쇄된 커피에 부어 성분을 녹인 후 필터를 통해 투과되는 방법과 분쇄된 커피를 물에 담금으로서 커피 성분을 녹여내는 방식 즉, 투과법과 담금법으로 나눌 수 있다.

투과법은 대표적으로 페이퍼와 융드립, 더치커피, 에스프레소 등이 있다. 담금법은 터키쉬 커피, 퍼콜레이터, 사이폰 등이 있다. 둘의 대표적인 특징은 물의 흐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물을 통해 커피의 입자표면으로부터 성분이 용해돼 씻기 듯 이동하는 과정인 세정과 입자 내부에서 표면으로 이동하는 확산 과정으로 나눌 수 있다. 표면의 성분을 씻어내는 세정과정은 뜨거운 물과 접촉 즉시 일어나고, 확산은 세정보다 천천히 일어난다. 기본적으로 커피의 추출은 용해에 의해 이뤄진다. 하지만, 표면과 내부에서 성분을 끌어내는 것에 대한 분류를 해놓음으로서 커피의 추출을 조절할 때, 커피 성분을 뽑아내는 힘인 추출력을 만들어주는 요인 중 어디에 힘을 더 실어줄지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추출방식을 세분화하면 SCAA(미국 스폐셜티 커피협회)의 분류 방식에 따르면 △뜨거운 물에 커피가루를 담그는 ‘담금’(프렌치 프레스) △물과 가루를 함께 끓이는 ‘달임’(터키쉬 커피) △추출과 여과도 되는 용기에 커피를 담아 뜨거운 물을 재순환 공급하는 방식인 ‘침출’(퍼콜레이터) △가루를 용기에 담은 후 필터를 한번 통과하는 ‘드립여과’(페이퍼드립, 융드립) △두개의 용기가 사용되는 담금 방식의 변용으로 수중기의 압력이 물을 위로 올려 추출된 후 열을 제거하면 아래로 내려오는 ‘진공여과’(버큠포트, 사이폰) △물에 2~10기압의 압력을 가해 커피가루를 통과하는 방식인 ‘가압주입’(모카포트, 에스프레소머신) 등이 있다.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적절한 추출방법을 사용해 기본적으로 1~1.5% 농도와 18~22%의 적정수율을 맞춰 준다면 무난한 추출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원두의 개성과 특징을 파악해 원하는 향미를 이끌어 내는 추출이 가장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추출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지식과 경험이 요구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간단하고 정확한 답을 원하기에 추출 기구의 발전은 필연적이라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추출에는 변수가 존재하고 그 변수를 줄이는 이론이 있긴 하지만, 그 이론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또 다른 변수의 개입에 의해서 결과가 생각했던 것과 정반대로 나왔을 때 경험이 적다면 전문가라도 혼란스러워하기 마련이다. 필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많은 추출이 과소추출(커피가 가진 성분이 적게 추출됨)이나 과다추출(커피가 가진 성분 이상으로 추출됨) 중 한쪽으로 확실히 기울어진 추출보다 두 가지가 섞여 일어나는 편차적 추출이 발생해 왔다.

간단하게 과소와 과다추출을 구분하고 해결하는 명확한 방법은 과소추출이 일어날 경우, 신맛이 나거나 부정적인 풋내 등이 지배적이므로 물의 온도와 추출시간은 늘려주고, 원두의 분쇄도와 원두의 양은 가늘고 적게 사용한다. 반대로 과다추출이 일어나 쓴맛과 탄향 등이 느껴진다면 물의 온도와 추출시간을 줄이고, 원두의 분쇄도는 굵게, 원두의 양은 좀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추출할 때 농도와 수율을 착각해 잘못된 방법(예로 과소추출 시 커피를 진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원두의 양을 늘리거나 물의 양을 줄이는 방법)을 쓰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커피 자체의 농도는 늘릴 수 있으나 커피의 수율을 떨어뜨리기에 신맛과 풋내가 심화된 성분비율이 떨어지는 진한 커피를 마시게 되는 것이다. 즉, 도구에 맞는 적당한 원두와 물의 비율을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다. 농도가 진한 커피를 원할 때는 원두의 비율을 늘리더라도 거기에 맞는 추출력을 늘리는 적당한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이 외에도 자신의 취향에 맞는 도구를 사용한다거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추출 방식 중에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추출에 대한 결과물을 매일 기록하며 경험을 늘려간다면 전문가 못지않은 커피를 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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