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동 한 초등학교 방과 후 시간에 어버이날을 맞아 만들었다는 카네이션.

시대 변화에 맞춰 사제관계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군사부일체’,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 등 그간 스승은 존경의 대상이었다. 여전히 교사란 직업은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정국을 맞아 사제 간 교류에도 변화가 어느 때보다 많이 생겼다. 15일 스승의날을 맞아 용인에서 근무하고 있는 초·중학교 교사 5명을 통해 2021년 사제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등굣길 정상화, 그것으로 만족하는 요즘= 지난해 전국 대다수 학교는 전염병 여파로 정상등교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교사들은 올해 아이들의 등굣길 상당부분이 정상화 된 것에 만족한다며 건강한 웃음에 기분이 좋았다. 

용인 마성초등학교 장미나 교사는 “학생이 많지 않아 전교생 전일 등교가 가능해요, 하루하루 아이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건강한 웃음소리 듣는 것이 매일 행복입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용인 서농초 김세련 교사도 “대면 수업이 이루어지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아이들과의 소통이 훨씬 잘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제가 맡고 있는 학년은 2학년이고 매일 등교를 하고 있어서 예년처럼 자유롭지는 않지만 소통에는 별 문제가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흥구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윤모 교사는 “학생이 없는 학교가 무슨 소용 있어요? 지난해에는 그랬잖아요. 학생이 있는 학교가 얼마나 기분 좋은 것인지 정말 다시금 느꼈습니다. 아이들 역시 그런 행복함을 알았으면 해요”라고 지난 1년을 회상했다. 

◇‘스승의 날’ 맞은 스승들의 마음= 취재 차 만난 교사 5명은 올해가 몇 회 째 스승의날인지 알지 못했다. 올해로 교사 경력 20년째를 맞은 수지구 한 초등학교 부장교사는 “솔직히 몇 년 전부터는 스승의날은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듯해요. 특별한날이라고 생각하면 교사도 학생도 부담이잖아요”라고 말했다. 

서농초 김세련 교사는 “교무실에서 동료교사분들과 (스승의날에 대해)이야기를 한번 나눠봤는데 특별히 이야기 할 부분이 없을 정도로 사회가 많이 변했어요.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학생들과 비대면 상황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고 설명했다. 

기흥 한 중학교 윤모 교사는 “졸업한 이후  제자들한테 개인적으로도 연락 오는 경우는 드물어요. 예전엔 스승의날이면 모교를 찾아가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문화가 거의 없죠. 학생들 뿐 아니라 부모님과도 연락망이 있는데 스승의날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 안 해요. 아쉽거나 서운한 거 없어요. 세상이 변했잖아요”라고 말했다.  

기흥구 영덕동 한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에서 미술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한 교사는 “지난 주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을 만들었는데 스승의날을 맞아서는 못해요. 저학년들은 그런 날이 있는지도 몰라요. 학교도 (스승의날을 즈음해)재량수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라고 밝혔다.   

◇방역에서 시작해 방역으로 끝난 대화= 교사들은 요즘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일상회복이란다. 학교에서 대면 취재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메일로 답변을 준 교사 뿐 아니라 전화 통화에 응한 교사들 역시 수차례 방역에 대해 언급했다. 

마성초 장미나 교사는 “지난해 비대면 수업으로 사제 간 소통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환경의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방역의 중요성을 간과 할 수 없기에 많은 선생님들이 해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계십니다”고 말을 이었다. 

수지구 한 부장교사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비대면 시대 학교의 역할과 교사의 역할 그리고 학교의 중요성에 대해 서로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우리 사회에 스승은 단지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학교 역할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할 시점이라고 봐요”라고 화두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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