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가정의 달 특집3]만나지 못하는 가족 추석엔 만날 수 있을까

여행길에서 만난 한 가족의 그림자 모습. 코로나19로 가족간의 교류가 부족했던 2020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는 듯 하다.

5월 가정의 달이라고 하지만 올해는 여느 때보다 많이 다르다. 가족을 만나지도 못하고, 이웃사촌이라 여긴 지인들과의 모임도 여전히 일상에서 이뤄지기 힘든 일이다. 2021년 5월 가정의 달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이에 용인 시민들을 만나 지난 1년여간 가족에 대한 회상을 들어보았다.

# 매년 분기별 모임을 가진다는 조명종(49)씨와 친구들은 올해 3월 1년여 만에 모임을 가졌단다. 고향은 물론 중고등학교 동창생인 이들 중 명종씨만 용인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평소에도 고향이야기를 자주하지만 최근 잦아들었다.

명종씨는 “친구들 대부분 지난해 명절에 고향을 못 내려갔어요. 5월 어버이날에도 그냥 용돈만 드렸다고 말하더라고요. 솔직히 고향 이야기하면 뭔가 허전하고 해서 요즘은 별로 이야기를 안 해요. 다들 40년 훌쩍 넘는 친구들인데 소속감 같은 게 확 사라진 기분”이라며 아쉬움을 말했다.

# 기흥구 보정동에 거주하는 신정호(38)씨는 대문을 맞대고 살던 박모씨가 2018년 수원으로 이사를 갔다. 하지만 이후 매년 정기적으로 가족 모임을 해왔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이웃사촌’ 관계가 이어졌다. 아이들도 또래라 모임은 유흥 수준이 아니라 공동 육아에 가까울 정도였다. 하지만 못 만난 지 1년이 훌쩍 넘었다. 5년 넘게 이웃사촌 관계를 유지해왔지만 요즘은 그냥 문자로만 간단히 인사하는 수준이다.

신정호씨는 “요즘은 함부로 못 만나잖아요. (이웃 박씨와)아이들 육아에서부터 여러 부분을 함께 했는데 아쉽죠. 객지 생활을 하다 보니 평소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지난해에는 가족뿐 아니라 이웃마저 자주 못 만났어요. 일상이 그립죠”라고 말했다.

# 어린이날을 맞아 용인 한 캠핑장으로 두명의 아들과 함께 여행길에 올랐던 민(41)씨 부부. 매년 이맘때를 즈음해 가족 모임을 가졌지만 올해는 모이지 못했다. 코로나19 영향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때 만나지 못한 가족들에게 함께 갈 것을 권했지만 아무도 동행하지 못해 아쉬웠다.

민씨는 일상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사라진 기분이라며 “경기도 곳곳에 가족이 살고 있어 1시간 내에 갈 수 있는 거리에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갈 수 있어요. 평소에 그렇게 했는데 요즘은 그런 일조차 쉽지 않아요. 솔직히 방역 무시하고 모임을 가질까 고민도 많았는데 아이들도 있고 걱정이 많아 그냥 마음만 있죠”라고 말했다.

# 경로당에서 만난 70대 할머니= 기흥구 흥덕동에 위치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 경로당 주변에서 만난 이은옥(73)씨. 경로당 내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지 여러달이 지났다는 이 할머니를 만난 건 4일이다.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서다. 평소에도 특별히 찾아오는 가족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더 허전하단다.

이 할머니는 “아들 사는 게 바쁘니 자주 못 만나지. 그래도 명절에는 찾아왔는데 작년에는 잠시 왔다가 갔어. 전염병 때문에 손자들은 오지 않았어. 그냥 전염병 때문에 마음이 불안하니깐 가족 생각이 더 나”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경로당에서 사람들끼리 모이면 그나마 (외로움이) 덜 한데 요즘은 사람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아. 밖에 나와서 그냥 아이들 구경하고 지나가는 사람들하고 잠시 인사하고 그렇게 해. 마스크를 껴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도 많아.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아는 척 할 수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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