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조사···청소년 61% ‘우울감 느낀다’

코로나19로 비정상적인 학사일정이 이어진 2020년이 마무리되고 각 학교별 겨울방학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최대 두 달 이상 이어질 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의 심리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관내 청소년 1526명을 대상으로 트라우마(심리적 외상) 및 코로나19 영향력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제정된 ‘용인시 청소년 심리적 외상지원 조례’에 따라 관내 청소년들의 트라우마 실태를 파악해 적합한 프로그램 개발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정서적 고립감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을 살피기 위해 실시했다. 

용인시에 거주하는 만 13세부터 만 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했다. 조사결과 코로나19 영향으로 우울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경우가 전체 청소년의 61%, 심한 수준이라고 답한 비율 또한 22%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중 65.4% 이상이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됐다고 응답했다. 학업에 대한 염려 및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절반이 넘는 53.5%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가장 힘들었던 점은 마스크 사용의 불편, 외부활동 제약, 불규칙한 생활패턴, 무기력함, 감염과 학업에 대한 염려, 친구관계 어려움, 가정 경제적 어려움 등을 꼽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우울감, 불안감에 근거한 정신건강 위험도에서는 정상군이 39%, 관심군이 24%, 위험군이 37%로 나타나 전체 청소년 중 절반이 넘는 청소년들이 관심군 이상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의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도움 받고 싶은 점은 감염병 예방 물품 지원, 경제적 지원, 심리상담 지원, 학업관련 도움,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교육 지원 등이 있었다.

두 달 넘는 방학까지 겹쳐 가족 갈등도 걱정= 초・중・고등학교가 본격적인 방학에 들어간 가운데 학생들의 우울증이 더 심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수지구 성복동 주민 이철호씨는 이번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낼지 벌써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그나마 일주일에 두 번 등교했을 때는 아이가 덜 힘들어 했는데 작년 연말부터 지금까지 한 달 넘도록 (아이)일상이 너무 난장판이 됐다”라며 “아무리 혼내도 통하지 않는다. (아이도)스트레스를 너무 받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방학이 너무 걱정”이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기흥구 신갈동 한 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만난 이모(15)군도 “방학동안 뭘 할지 특별한 계획이 없다. 학원도 11월 이후 다니지 못하고 있다”라며 “집에서 형이나 엄마한테 혼도 많이 난다. 친구랑 밖에서 만나는데 특별히 갈 곳도 없다”라고 말했다. 

용인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을 마련해 2021년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원 서비스와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코로나 상황에 적합하도록 심리상담 서비스를 다원화 하고 관계기관의 복지자원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들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심리적 외상과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청소년과 학부모는 031-324-9300(청소년 전화 국번 없이 1388)를 통해 상담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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