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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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포스트코로나 시대 용인시, 절박한 돌봄 공백 대안은?

부족한 돌봄 교실…마을공동체 협력해서 풀어야
“아이, 노인까지 함께 융합한 돌봄 체계 필요”

다함께 돌봄센터 3호점이 처인구 역북동 동원로얄듀크아파트에 문을 열었다.

전국을 공포에 휩싸이게 한 코로나19 사태가 1년여가 다 돼 가는 가운데, 이로 인한 돌봄 공백이 커다란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코로나19로 유·초·중·고 개학이 4차례나 연기됨에 따라 등교하지 못한 아이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수업도 원격으로 진행돼 맞벌이 가정에서는 돌봄 공백이 더 절박한 상황이 된 것이다. 아이를  조부모한테 부탁하는가 하면, 이마저도 힘들면 부모 중 한 명이 경제활동을 그만 둔 가정도 있다. 그만큼 돌봄 부재는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8월 27일 어린이집·유치원과 초·중·고교 휴원·휴교로 인한 부모 어려움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가운데, 맞벌이 직장인 283명 중 143명(50.5%)이 돌봄 공백에 따른 고충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렇듯 돌봄 부재는 아이 교육을 넘어 한 가정이 통째로 뒤흔들릴 수 있다. 이에 돌봄과 교육 형태도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양한 돌봄 교실, 그럼에도 부족한 현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유·초·중·고 학년 별로 등교 날짜를 다르게 하고 상황에 따른 원격수업 전환 등을 통해 학사 일정을 이어나갔다. 이에 용인시 초·중·고 188곳은 5월 초 온라인 개학을 시작으로 순차적인 등교가 이뤄졌고 중3과 고3을 제외한 학년은 등교 날짜를 다르게 해서 학생 밀집을 최소화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면서 15일부터는 유치원을 포함 모든 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됨에 따라 관내 355곳 유·초·중·고 학생들이 집에서 학습하게 됐다.

기존 대면 학습의 경우 교사가 상주해 학생의 수준을 보고 개별 첨삭이 가능했다면 비대면의 경우 쌍방향 소통이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학습 격차가 심해졌다는 진단이 나온 바 있다. 
교육부는 전국 초중고 교사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 실시 후 학생 간 학습 격차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80%가 학습 격차가 생겼다고 답했다. 이같은 격차는 가정에서 학생의 원격수업을 도와줄 학부모의 유무에서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돌봄 공백이 배움의 사각지대를 만들고 이는 사회적 격차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에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과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용인에는 초등돌봄, 다함께돌봄, 모두다방과후학교 등 각기 다른 기관서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는 돌봄교실이 있다.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초등돌봄교실은 관내 105개교에서 216곳이 마련됐지만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었다. 지난해 3월 용인시 초등학교 돌봄교실 대기자 수가 800명이 넘어감에 따라 시는 돌봄 정책을 전담하는 아동보육과 아동돌봄팀을 새로 신설한 바 있다. 그 대안이 지자체 차원에서 아파트 안 공간을 활용해 돌봄센터를 개소하는 ‘다함께돌봄’으로 7개소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시는 주민과 협치해 만든 ‘모두다방과후학교’ 돌봄 사업 1호점을 개소했지만, 여전히 돌봄 시설은 넉넉치 않다고 학부모들은 입을 모은다. 

코로나19로 돌봄을 찾는 학부모의 증가는 연구 결과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초등 긴급돌봄’ 이용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 긴급돌봄은 휴교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이용 인원이 급격히 증가했다. 경기도의 경우 4월 중에는 3월에 실시한 3차 수요조사 인원의 2배에 해당하는 2만7758명이 초등돌봄교실 긴급돌봄을 이용했다. 용인시를 비롯한 도내 20개 시·군에 총 36곳이 설치된 다함께돌봄센터의 경우 4월 기준 874명(모집 중인 한 곳 제외, 총 정원 대비 88%)이 긴급돌봄을 이용한 것이다. 연구를 분석해 보면 원격수업이 증가한 2학기에는 초등돌봄교실 긴급돌봄 이용자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돌봄교실 이용자가 증가함에 따라 돌봄교실을 더 확대해 다양한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고 학부모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내년에 초등돌봄교실을 더 늘릴 계획은 없고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운영될 계획이라는 게 용인교육지원청 설명이다. 내년에도 돌봄교실 부족 현상이 발생될 것으로 우려되는 대목이다.  

◇돌봄과 교육, 마을공동체로 확대해야 

주민과 행정의 협치 마을돌붐센터 1호점이 수지구 동천동에 문을 열었다.

교육당국은 해마다 전국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범정부 온종일돌봄 수요조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올해 초등학교 신입생과 기존 1~5학년 재학생 학부모 103만7988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 중 41%가 초등돌봄 운영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예비 신입생과 초등 1학년 학부모의 62%는 돌봄교실 운영이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를 필요로 하는 학부모의 75%는 맞벌이 가정이었다. 수요조사를 분석해 보면 저학년 자녀 가정과 맞벌이 가정은 돌봄 교실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돌봄은 가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학교 등 행정기관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지자체 돌봄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중구에서 선보인 ‘중구형 돌봄’이다. 기존 ‘초등돌봄 교실’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하는 반면 중구형 돌봄은 평일 오전 7시30분부터(방학은 오전 8시) 오후 8시까지(방학 때도 동일) 운영된다. 저녁 제공, 야간돌봄보안관 배치, 입·퇴실 문자전송 서비스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며 돌봄전담사가 오전·오후반으로 나뉘어 근무해 돌봄의 질과 안정성도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같은 만족은 돌봄교실 이용 학부모 345명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9%가 만족한다고 답한 걸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돌봄 주체가 지자체로 이관될 경우 결국 위탁업체에 맡겨 돌봄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에 지자체와 학교, 마을이 함께 협업해 새로운 돌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돌봄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안정적인 돌봄과 교육 시스템이 자리 잡은 독일, 핀란드 등이 이에 해당된다. 돌봄 관련 예산과 시설 운영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마을 내 시민단체와 청소년단체 등이 마을공동체가 협력해 돌봄 시설을 이끌고 있다. 

용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도 이같은 민관협치을 통해 마을공동체 돌봄을 구축해 돌봄 부족을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용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연인선 센터장은 “마을 안 공공공간을 활용해 아이뿐만 아니라 노인까지 분절된 돌봄을 융합한 마을 돌봄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부족한 돌봄은 결국 마을 안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돌봄은 일상이다. 일상의 삶이 있는 마을에서 서로간의 돌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 밖의 돌봄은 재원이 끝없이 들어가는 제도권의 돌봄과 의무와 책임만 있는 돌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연 센터장은 강조했다.  

그는 마을공동체가 돌봄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미래사회에서는 일자리의 형태, 가족 구성원의 축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삶의 질을 높여 생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이런 의미에서 마을은 이동거리를 최소화하고 가장 편안하고 안전하게, 평등하고 민주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돌봄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마을 안의 신뢰할 수 있는 관계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마을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면서 신뢰를 쌓은 기존 그룹들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에게 서로 돌봄 시스템이나 조직을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필요한 교육과 재정적 지원을 해 마을 안에서 인적, 물적 자원이 순환 가능한 안정적인 돌봄구조를 단계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자리 이동이 있는 행정복지센터 직원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사회복지관이 이런 돌봄 구조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아동, 노인을 따로 돌볼 게 아니라 함께 융합하는 게 마을공동체 돌봄의 강점이라는 것이다. 

용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9월부터 매달 각 세대들의 이야기를 듣고 돌봄이 필요한 세대들을 함께 돌보는 ‘세대융합돌봄의 집’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각 세대가 개인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통해 서로 돌보는 구조를 만듦으로써 마을에서 안정적인 돌봄 형태를 갖출 계획이다. 이같은 세대 융합 마을공동체 돌봄이 자리 잡히면 부족한 돌봄 대안이 되는 것은 물론 세대 간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긍정적인 순환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rlee@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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