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틀어진 척추를 바로 잡는다’ ‘추나’란 말은 밀 추(推), 당길 나(拏) 라는 글자 그대로 밀고 당긴다는 뜻입니다.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밀고 당기고 누르고 꼬집어 올리고, 또한 원형 마찰 등의 방법을 통해 인체의 비뚤어진 뼈와 주변 조직을 제 위치로 돌려놓는 한의치료입니다. 인체의 근육과 뼈, 관절이 정상 위치에서 벗어나면 그 뼈가 둘러싸고 있는 혈관, 인대, 신경근막과 같은 연부조직이 붓게 됩니다. 이때 근육과 인대 역시 스트레스를 받아 뭉치게 됩니다. 근육이 뭉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통증을 일으킵니다. 추나요법은 이렇게 비뚤어진 부위를 맞춤으로써 통증을 없애고 손상된 신체 기능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추나요법에 추나약물요법, 침요법을 더해 ‘추나의학’이라고 말합니다.

손바닥과 손가락만으로 비뚤어진 척추를 바르게 하고 통증을 없앤다는 게 가당키나 한 말일까 싶지만, 추나요법은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그 효과까지 입증된 수기의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700여 년 전에 쓰인 최고의 한의학경전인 <황제내경>에서 추나 치료의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주로 도인안교술이라 하여 근골을 돌려주고 사지의 뼈를 교정하는 치료법과 피부와 근육을 눌러주고 손과 발을 들어 올리는 등의 기법이 기록돼 있습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안교, 도인, 안마와 같은 추나의 옛 명칭이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퇴계 이황 선생은 ‘활인심방법’이라는 전통수기운동법을 아침 저녁으로 몸소 실천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거북선을 만든 이순신 장군 역시 말에서 떨어져 발목을 삐었을 때, 버드나무 가지를 잘라 발목에 부목으로 대고 천으로 묶어 뼈를 지지해 주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산파가 갓 태어난 아이의 발목을 잡고 궁둥이를 때렸던 것도 아이를 울려 기지개를 켜게 하면서 구부러졌던 척추를 펴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렇게 추나요법은 우리 생활 속에 오랜 시간 자리 잡아왔습니다. 

추나요법의 과학성에 대해서는 우리보다 미국 의료계가 먼저 인식했습니다. 2002년 뇌신경 내과 분야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UC어바인대학교 의대에서 우리나라 추나학을 의대 선택과목으로 지정해 특강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통해 추나약물에서 뼈 재생, 신경 재생 효과가 있는 신바로메틴이라는 신물질을 찾아내 미국 및 국내 물질특허를 얻는 개가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추나약물은 염증 제거, 인대 강화, 뼈 재생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습니다. 

임상 통계를 통해 추나요법의 과학성은 한번 더 검증됐습니다. 척추관절질환 전문 OO한방병원이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97년, 2001년, 2005년 세 차례에 걸친 임상효과 조사에서 약물요법을 포함한 추나요법으로 척추질환 치료를 받은 후 정상생활 복귀율, 호전도 등이 계속 상승했습니다. 2005년 코리아리서치 센터 조사 결과, 디스크로 내원한 492명 중 처음 내원 당시와 치료 후 몸 상태를 비교했을 때 내원 당시보다 호전됐다는 응답자는 전체 84.6%로 나타났습니다. 78.9%는 정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고 응답했습니다. 

고대 의학서적을 보면 인류 최초의 치료수단은 추나, 침, 찜질과 같은 비약물요법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화학약물이 개발되고 현대에 와서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의한 생물약물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자연약물에서 화학약물이나 생물약물로 발전한 것은 의료 과학의 진보를 의미하지만, 이와 동시에 약물의 부작용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점차 부작용이 없는 치료 방법을 찾게 됐고, 그 과정에서 오래된 비약물적 치료법인 추나요법이 다시 부각되고 있습니다. 추나요법은 약물이 가지는 독성이나 부작용이 없습니다. 추나치료를 받음으로써 신경계의 자율신경을 편안하게 해 저항력과 활동력을 왕성하게 해주고, 나아가 몸의 균형과 조화를 이루게 하기 때문입니다. 

추나요법은 현재 보건복지부가 인정하는 치료법으로, 보험이 적용된 상태로 통증을 호소하는 척추 질환에 치료 효과가 가장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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