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가 멈춘 것 같다…마지못해 가게 문 열어”

수지구 풍덕천동 중심상권인 풍덕천1동 일대 모습.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상가를 찾는 발길이 크게 줄어 상인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급속한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가 재난지원금으로 잠시 회복세를 보이던 용인지역 상권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상인들은 여름휴가철 비수기에 이어 장마까지 겹쳐 타격이 심각하다.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도 2단계로 격상해 초토화 직전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최근 확진자가 이어지는 기흥구. 주요 번화가 대부분은 활기는 찾기 힘들었다. 대표적인 구도심인 신갈오거리 일대는 점심시간임에도 텅 빈 식당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육개장 전문점을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서울 제일사랑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그나마 찾아오던 손님이 크게 줄었다. 확진자수가 늘수록 손님은 준다”라며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된 6월 이후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집단 감염은 너무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2학기 개학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 주변 상권은 더 걱정스럽다. 골목상권에서 문을 열지 않는 가게가 많았으며, 평소 경기 침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는 업종 역시 이번 고비에는 헉헉 소리를 낼 정도란다. 

강남대학교가 위치한 구갈동 일대에서 주유소를 하는 이모씨는 “여름 휴가철이라 평소에도 이용객이 줄긴 하지만 올해는 5월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라며 “같이 운영하고 있는 세차 장비는 폭우 이후부터 너무 손님이 없어 운영을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회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보정동도 어수선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보정동 카페거리 역시 평소보다 손님이 크게 줄었다. 손님 감소는 결국 지역 상권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이 상인들의 대체적인 하소연이다. 

수지구 죽전동, 풍덕천1동, 상현동 등 수지구 일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발생되면서 인근 상권들이 꽁꽁 얼어붙었다. 풍덕천1동은 수지구 중심상권 중 한 곳으로 점심시간에는 많은 인파들이 붐볐다. 하지만 24일 한 확진자가 풍덕천1동 내 술집에 다녀간 이후 해당 업소는 문을 닫았고, 인근 가게들도 적막감이 감돌았다. 식당 내부도 고요하긴 마찬가지였다. 확진자가 다녀간 술집 맞은편에 있는 맛차들왕소금구이는 점심시간이었지만, 몇몇 테이블에만 손님들이 앉아있었다.

종업원은 “점심시간에는 만석은 아니더라도 반 이상은 찼는데, 우리제일교회 확진자 발생 이후에 계속 줄고 있다”라며 “며칠 전에 확진자가 근처에 다녀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손님이 거의 안 오고 있다. 이 일대가 멈춘 것 같다”고 토로했다. 
 

텅빈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일대 전경. 점심시간 임에도 거리에는 사람들 발길이 더욱 줄어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근처 편의점 문 앞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홍모(67)씨는 “코로나가 점점 심해져서 직접 경고문을 붙였다. 요샌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오는데, 간혹 안 쓰고 오는 손님들이 있다. 그럼 들어오지 말라고 한다”라며 “매출이 30%가량 줄었다. PC방, 노래방들이 문을 안 여니까 밤엔 손님들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는 죽전동도 피해가지 못했다. 기자가 방문한 26일은 단국대 후기학위수여식 날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단과대나 전공별 소규모 자체 행사로 대체했다. 이로 인해 꽃을 팔러온 상인들은 “혹시나 하는 기대로 왔는데 5개도 못 팔았다. 2월에도 코로나가 있었지만 이렇지는 않았다”라면서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살 방법이 없다”라고 한탄했다. 주변 식당들도 암담한 분위기였다. 

단대 주변에서 7년 동안 생선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노부부는 “매출이 얼마 떨어졌고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바닥이다. (근처 가게들) 전부 문 닫지 않았느냐”면서 “전부 내놓은 가게들이다. 계약기간 때문에 묶여 있는 가게들만 어쩔 수 없이 장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임시생활시설 갈등 겪은 포곡 전대리 발길 ‘뚝’

일부 점포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에 ‘당분간 영업을 중단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여놓고 문을 닫은 곳도 적지 않았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외국인들을 격리하기 위해 호텔에 임시격리시설을 마련하며 갈등을 빚었던 처인구 포곡읍 전대리. 24일과 27일 찾은 전대리 지역은 적막했다. 임시생활시설 취소 현수막이 사라진 거리 식당 등 상점에는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전대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48)는 “조금씩 사람 구경을 하나 싶었는데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사람들이 뚝 끊겼다”면서 “손님도 없고 태풍도 온다기에 아예 하루 영업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A씨는 “더 이상 영업하기 힘들다는 생각에 식당을 부동산에 내놓았다”며 “우리 말고도 부동산업소에 점포를 내놓은 곳이 하나 둘 아니다. 심지어 둔전지역에도 여럿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26일 점심시간 처인구 역북동 역북지구. 평소 같으면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이 좀 있을 시간이었지만 거리에는 사람들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가끔 찾는 식당에는 기자를 포함해 단 두 테이블뿐이었다. 특히 해당 식당이 들어선 빌딩에는 크고 작은 음식점이 영업하고 있었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용인시 확진자 증가와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후 달라진 풍경이라는 게 음식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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