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복구 손길 줄어

수해 피해를 입어 한 곳에 쌓여 있는 화훼들.

수마가 할퀴고 간 용인시 처인구 원삼·백암면 일대 농가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원삼면에는 2일 하루에만 290mm의 집중호우가 내렸고 이로 인해 원삼면 내 화훼 농가 대부분이 수해 피해를 입었다.

열흘이 넘게 내린 폭우 때문에 복구도 더뎠는데, 장마 이후 찾아온 폭염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적지 않은 농가들이 애를 먹고 있다. 그럼에도 농가에서는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에 힘을 쏟고 있었다.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에서 화훼농원을 하는 최명균(38) 대표는 “19년 동안 화훼 관련 일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침수된 곳에서 살릴 것은 빼내고 손상된 작물은 버리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라며 “3억원 넘는 피해를 본 것 같다. 아나나스(체리)가 주 품종인데 수출하려고 했던 것들도 다 망가졌다”고 한탄했다.

최 대표는 "지난주까지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복구는 60% 정도 한 것 같다. 어제까지만 해도 더 많은 분들이 오신다고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못 오시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라며 ”당장 할 일이 많은데 일손이 부족한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화훼농장을 운영하는 최영균씨가 피해 농작물을 살피며 그나마 살릴 수있는 작물을 손보고 있다.

#피해 규정 달라 속앓이하는 농가 
피해 보상 관련 규정 때문에 복구에 손도 못 댄 농가도 있다. 백암면에서 산양삼을 재배하는 김재영씨는 “산림청 부지여서 산림청에 복구계획서를 제출했다”라며 “산림청에서 나와 봐야 안다고 해서 수해 입은 그대로 놔뒀다. 복구는 전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집중호우에 피해 입은 산양삼

그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보상 규정이 많은데 산양삼이나 임산물은 규정이 미약하다. 평수 대비 종잣값으로 보상해주더라. 10년 넘게 키운 것도 있고 가격이 다 다를 텐데, 이걸 어떻게 지원해줄지 모르겠다”면서 “임야에 산양삼 씨를 뿌리고 키웠다고 다 인정되는 게 아니다. 뚜렷한 임대계약서가 있어야 하는데 애매하게 임대받은 곳은 피해를 입어도 보상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하소연했다. 

임산물뿐만 아니라 우렁이 재배 농가도 복잡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원삼면 독성리에서 우렁이 양식을 하는 한 농가는 “응급 복구는 끝냈다. 갑자기 코로나가 터져서 자원봉사자들도 오지 말라고 했다. 남은 복구는 우리끼리 할 예정”이라며 “우렁이 양식은 수산물 재해보험에 가입 되지 않는 품목이다. 지자체에서 보상받아야 하는데, 잘 안 되고 있다. 올해 재배한 걸로 내년도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다 떠내려가서 내년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용인시는 이번 집중호우로 원삼과 백암을 포함한 시 전역에서 산사태 23건, 농경지는 500여ha가 침수됐으며 총 318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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