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엔 옹벽붕괴로 10여명 사상
용인시, 합동점검반 구성 안전점검 계획
반복되는 인재사고 예방대책 필요

 

21일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양지SLC물류센터에서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대형 인명 피해를 낸 이천 물류센터 악몽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용인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 물류센터는 2017년 10월 물류센터 신축 공사를 하던 중 옹벽 60여m가 무너져 작업 중이던 노동자 1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난 곳이어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용인시와 소방서에 따르면 21일 오전 8시29분께 처인구 양지면 제일리 소재 지하 5층·지상 4층 규모 양지SLC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발생 4시간 만인 오후 12시34분께 완전히 진화됐으나, 미처 대피하지 못한 김모씨(36) 등 5명이 지하 4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연기를 흡입해 의식저하 상태에서 구조된 홍모씨(66)와 스스로 대피한 7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물류센터에는 당시 69명이 있었으며 64명은 무사히 대피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경기도소방재난본부·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7개 기관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조사를 벌인 결과, 지하 4층 냉동창고 쪽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장 감식과 함께 경찰은 명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23일 물류센터 내 입점기업 4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물류센터 운영과 시설관리에 관한 자료와 서류 등을 확보해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류센터는 2017년 10월 23일 공사현장 옹벽 60여m가 무너져 작업 중이던 1명이 콘크리트 더미에 깔려 숨지고, 9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고가 일어난 곳이기도 하다. 특히 SLC물류센터는 올해 1월 23일 인·허가를 받아 올해 2월부터 물류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5개월 만에 화재가 발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21일 화재 당일 사고 현장을 찾은 이재명 지사는 “화재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화재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어떤 이유든 노동자 안전문제는 그 원인과 책임을 끝까지 따져 묻겠다”면서 원인 파악 후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백군기 시장도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 구조활동 지원과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22일에는 물류센터와 창고 등에 대한 합동점검 계획을 수립해 화재사고 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이에 시는 냉동창고에 대한 정부·경기도 합동점검을 마치는 대로 이달 말이나 8월 초 소방서, 건축부서 등 관계기관·부서와 합동으로 점검반을 구성, 관내 물류센터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용인에는 111곳에 달하는 물류센터·창고가 있다.

한편, 사고 당일 현장을 찾았던 김기준 용인시의회 의장은 22일 의장실에서 의장단 회의를 열어 SLC물류센터 화재 사고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했다. 김 의장은 이날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하고 관내 물류창고, 대규모 시설의 재난 상황에 대비한 철저한 점검을 시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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