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질 않는 당선 인사를 뒤로 하고 등원길 어느 길모퉁이에서 다짐한 그것이 무엇이든 잘되길 응원하고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시작 길에 숫자 '4'를 말해 죄송스럽기도 하지만 적습니다. ‘4’ 죽을 사(死)와 음이 같다는 이유에서 비호감 우선순위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4'를 두 번 더한 '8'은 동양철학에서 가장 완벽한 숫자로 취급합니다. 미움 받는 숫자가 둘이 모여 최고의 수로 나름 질량변화를 일으킨 것이지요. 

그런가 하면 우리 일상에서 숫자 ‘4’는 매우 친근감 있게 다가옵니다. 행운을 상징하는 크로버의 잎사귀수도 4개며, 야구에서는 강력한 타력을 자랑하는 타자는 네 번째 순위에 자리합니다. 이뿐 아닙니다. ‘네모의 꿈’이란 노래 제목에서 알듯 우리 주위에는 4각의 틀을 기본으로 삼고 있는 사물은 너무나 흔합니다. 

제법 오래된 추억 하나를 꺼내 볼까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입니다. 담임선생님과 갈등으로 등교 거부식 결석에 의해 6년 개근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후회될 만큼 개근은 ‘근면‧성실’의 상징이었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4년이 지났습니다. 2016년 20대 총선 이후 말입니다. 이에 맞춰 20대 국회를 진단할 수 있는 갖가지 지표도 나왔습니다. 굳이 그 지표 없이 국민들의 평만 잠깐 들어도 20대 국회의 민낯이 훤히 드러납니다. 

20대 지역 국회의원 평가도 어느 때보다 온도차가 심합니다. 3인 체제에서 첫 4인 체제로 팽창한 용인 지역구 국회의원. 재선에 성공한 이우현 전 의원은 중도하차해 1년 넘도록 지역구는 비어 있었습니다. 용인 국회의원 중 처음으로 4선에 성공한 한선교 전 의원은 미증유의 기록을 뒤로하고 5선 도전을 접었습니다.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국회에 입성한 표창원 전 의원 역시 지난 4년간 국회로 출근길 대신 재야에 남기로 했습니다. 

무언가 정리할 때 즈음 되면 정량화된 수치가 나오기 마련이죠. 그 수치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또 무언가를 평가 하는데 적절한 기준이 되는 것을 분명합니다. 

임기를 끝낸 20대 국회의원과 관련해 참여연대가 국회의원 국정활동 내역이 담긴 ‘열려라 국회’ 사이트를 분석해 내놓은 ‘의원별 국회 출석현황’ 자료를 봤습니다. 거의 매년 나오는 수치라 공개라고 말할 정도로 새로운 정보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4년 전체를 아우르는 정보라는 의미에서 눈여겨 볼 가치는 충분했습니다. 

이 중 3명의 의원 성적표를 꼼꼼하게 펼쳐봤습니다. 20대 국회의원 중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 개근상을 받은 김민기, 정춘숙 의원과 무단결석 상위권에 자리한 한선교 전 의원입니다. 

공교롭게도 개근상을 받은 김민기 정춘숙 의원은 21대 총선을 통해 각각 3선과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정 의원 지역구는 한선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역구 입니다. 

출석률 저조가 한 전 의원을 불출마에 이르게 하고, 김민기 정춘숙 의원 당선을 담보해준 것은
분명 아니라고 봅니다. 정치란 생물에 몸담은 정치인에 대한 평가기준은 이외에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기본에 충실한지 확실히 눈여겨보는 모양입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 있지 않고 어디에?”라며 말입니다.   

21대 국회가 개원했습니다. 개원에 맞춰 임기를 시작한 정찬민, 이탄희 의원도 나름 초선으로 의욕도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리 정서에 아직은 ‘4’란 숫자는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는 아니란 분위기가 남아있습니다. 국회의원 임기 4년 역시 어쩌면 숫자 ‘4’와 비슷한 ‘꼬불길’ 아닐까요. 때론 불안하고, 때론 밉상 받고, 또 부정도 당하고. 그래도 뚜벅뚜벅 근본에 충실 한다면 ‘4’란 숫자를 하나 더해 ‘8’이 되지 않을까요.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가장 완벽한 숫자를 얻는 것입니다. 21대 국회에 입성한 4명의 지역 국회의원이 절대 잊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출석률 높은 것을 자랑하기 보단 그 자리에 없었던 것을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그게 근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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