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학교 6월 존폐 위기 
 

반딧불이 이용자들이 피켓을 통해 운동장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운동장이 있는 3층 건물을 주세요.”
“여러분들의 이름으로 반딧불이에게 힘을 실어주세요.”

2003년 6월 문을 연 이후 수천여명의 장애인 특수교육을 맡아왔던 (사)반딧불이(옛 반딧불이문화학교)가 지난달 27일 학교를 지켜달라며 사회적 운동을 펼치고 나섰다. 시민들은 SNS를 통한 ‘반딧불이문화학교 알리기 챌린저’ 캠페인에 동참하며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에 위치한 반딧불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을 한곳에서 교육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하는 교육기관으로 2003년 박인선 대표가 설립했다. 창작과 공연예술 활동을 통해 함께 교류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장애인과 취약계층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설립됐다. 

반딧불이는 용인시와 경기도에서 지원을 받아 2004년 3개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작됐다. 현재는 20여개의 문화교실을 운영 중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평생교육으로 지역사회 상생의 메시지를 전달하던 반딧불이가 6월 학교를 비워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용인시가 사용을 허가했던 학교 부지가 용인8구역 재개발 지역에 포함돼 건물을 헐고 새 아파트가 들어서게 됐기 때문이다. 용인시는 임대비 일부를 지원해 줄 테니 다른 곳을 찾던지 시가 제시한 장소에 다시 터를 잡으라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박인선 대표는 이에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진 곳이어야 한다”면서 “저만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 부모들을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반딧불이 학생들은 지난달 27일 시청광장에서 “운동장이 있는 3층 건물아 와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다. 박인선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반딧불이문화학교 알리기 챌린저’ 캠페인을 지속해줄 것을 알리며 ‘장애인들의 평생학습권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의 해시태그가 붙여진 메시지를 복사해 게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대표는 게시글에서 “현재 학교의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 자체 이전이 불가한데 용인시는 월세 몇 년치를 줄테니 알아서 이후 자구책을 마련해 운영하라고 한다”며 “지금 지원해준다는 금액으로는 교실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장은 “여러분들이 힘을 실어달라”면서 “한쪽 귀로만 듣는 용인시가 제대로 판단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부탁했다. 

시민들은 반딧불이의 SNS를 통한 캠페인에 공감한 듯 해시태크 메시지를 복사한 글을 연이어 올리고 있다. 최정용씨는 “백군기 시장님 장애인이 편하면 비장애인은 더 편한 것 아시죠”라는 글을 남겼고 황미현씨 역시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학교의 사연을 공유했다. 유경석씨는 “20여년 장애인들의 교육을 책임져 온 반딧불이문화학교가 용인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그들이 꿈꾸고 소망하는 운동장이 있는 3층 공간으로 이전하길 바란다”면서 “장애인의 교육에 대한 고민과 살림에 대한 걱정 없이 오롯이 장애인들의 교육과 돌봄에 전념하는 행복한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박인선 대표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의 메시지에 힘이 난다”며 “지역사회에서 작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큰 관심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