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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지역화폐와 재난기본소득 그리고 ‘지역 경제’

며칠 전이다. 책상에 둔 전화기에 문자 한통이 왔다.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됐다는 내용이다. 반가운 마음에 경기도지역화폐 앱을 열어 확인하니 제법 큰 돈이 들어왔다. 지난해 4월 경기도 31개 시군이 지역화폐를 일괄적으로 발행한 이후 1년이 지났다. 그간 소소한 금액이 생길 때마다 지역화폐로 충전해 이용해오다 몇 달 전부터 통장 잔액이 부족해 이용치 못한 채 방치해뒀다. 

지역화폐로 입금된 재난소득을 보니 기분이 꽤나 좋았다. 알뜰한 소비계획을 세우고 당장 다음날부터 지출에 나섰다. 제일 가까이 있는 편의점도 찾고 다소 거리가 있는 슈퍼마켓, 식당도 두루두루 찾았다. 사용기간이 3달이지만 작정하면 하루 만에 충분히 거덜 낼 수 있을 정도다. 

전염병에 따른 불안감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불편함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기분이다. 5월이면 국가에서도 기본소득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하니 마냥 설렘을 숨길 수 없다. 코로나19 정국에서 소상인들은 위태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주머니에 지역화폐용 카드를 넣고 찾아간 한 식당 주인은 요 며칠은 여건이 좋다는 말로 기분을 표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악의 상황에 처한 상권이지만 거주지와 인접한 상권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형편이 나은 편이란다. 여기에 최근 재난소득이 지급되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지역화폐 카드를 들고 찾는 모양이다. 그러니 그간 답답하기만 하던 소상인들도 오랜만에 바쁜 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지역화폐가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것은 제법 역사가 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경기도 자치단체에서 경기지역화폐가 일괄적 발행된 후 세간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처음에는 관심 정도에 머물던 시선이 이내 참여와 활용으로 이어졌다. 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상당수 자치단체는 애초 계획한 목표액을 달성했다. 이 기세를 몰아 올해 발행액 자체를 큰 폭으로 올린 지방정부도 많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꺼낸 카드도 지역화폐다. 그만큼 지역화폐가 일상생활에 일정부분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당장 상인들은 걱정이 앞선다. ‘언 발에 오줌 누기’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정부(예상)와 경기도, 용인시가 지급할 재난기본소득은 4인 가족 기준으로 어림잡아 200여만원이 된다. 사용기간이 3개월로 정해져 있으니 그 기간 동안 지역화폐 이용 가능 상점은 한숨이 조금이라도 줄 것이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끝날 때 까지 전염병 정국이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면. 소상인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턱밑까지 치고 들어온 현 상황을 간신히 견뎌낸다 해도 지역상권 침체는 상당기간 더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노저으라’고 했나. 소상인들은 이번을 계기로 지역화폐가 명실 공히 골목상권을 대표하는 화폐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 소비 데이터를 구축해 공공분야에 활용해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민들의 현명한 소비를 기대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에게는 맞춤형 소비를 할 수 있는 정보를, 소상인에게는 다시 희망을 줘야한다. 

용인시는 재난기본소득 활용 사례와 관련 정보를 취합할 담당 부서를 지정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나온 정보는 각 지역별 상권별, 소비 성향별로 맞춰 골목상권을 새롭게 구축할 ‘용인형 뉴딜정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에 앞서 가장 선행돼야 하는 것은 소상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지역화폐 발행 이유뿐 아니라 재난기본소득 지급 목적도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용인시가 현명한 출발에 나서길 바란다. 

임영조 기자  yjlim@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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