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파이넨셜 타임스(FT)에 ‘코로나 이후의 세계’라는 기고문에서 코로나 위기를 맞아 인류는 지금 세계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장기적인 결과를 고려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각 정부가 당면한 위협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체주의적 감시와 시민사회 권한 확대, 국수주의적 고립과 글로벌 연대 사이에서 선택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인류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과 전체주의적 감시체제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합리적인 우려이기는 하지만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과거에 통용되던 정책이 퇴보하고 현실에 부합한 새로운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뉴노멀 시대의 도래는 코로나 이후 기존 질서가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는 인간의 삶과 직결되는 경제를 비롯해 사회, 환경, 의료분야의 새로운 질서로 거대한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역사적 관점에서 그리고 예고된 뉴노멀 시대의 도래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의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지금 세계 각국의 모든 국가는 코로나19라는 동일한 시험지를 받아들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각국이 가진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 즉 의료체계, 정보체계, 교통체계, 교육체계, 정치체계, 시민의식까지 포함해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다해 이 난제를 풀어내야 한다. 우리가 직면한 난제를 가장 민주적 절차에 의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1894년 이래 20년간 1000만명, 14세기 중엽 유럽인의 1/3이 사망했다는 유력한 통계가 있는 일명 흑사병이라 불리는 페스트가 있었다. 당시 인류의 재앙이라 여겨졌던 페스트균 참사 이후의 유럽을 포함 국제사회는 모든 영역에서 급격한 변화와 개혁을 겪었고, 새로운 시대가 전개됐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옛 가르침에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고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것을 안다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에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한다. 분명한 것은 지난 역사의 경험에서 오늘을 비춰보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전환의 시대는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그 속도가 배가됐다고 할 수 있다. 

‘뉴 노멀(New Normal) 시대’ 금융 시스템의 변화와 진화, IFRS, 바젤3, 국제적인 경제금융 규제의 도입,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의 진입, 사업과 노동의 구조적 문제, 경제 기득권의 세습체제, 특히 13대 주력 성장 동력의 상실은 경제 생태계와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고된 전환의 시대는 지방도시 간 치열한 생존 경쟁을 또한 예고하고 있다. 이는 국제화 시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선진국형 미래 한국의 동력원을 지방 도시에 유치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과 의지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고, 도시의 세련된 국제화를 위한 투자와 노력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합리적인 인식과 세계관을 가진 지도자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체계적인 준비를 할 것이고, 단지 신화와 귀족주의를 선망하는 지도자는 눈에 보이는 것만 보는 천박한 욕망에 비극과 고통의 시간을 맞을 것이다. 지금 고통스럽고 두렵지만 이 또한 지나갈 것이고 역사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현실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의 관점에서 오늘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이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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