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축·산림조합장에게 듣는다-원삼농협 오태환 조합장

오태환 조합장이 원삼농협 창립 50주년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978년 입사해 51년 원삼농협 역사의 대부분을 함께 한 오태환 원삼농협 조합장. 조합의 성장과 발전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 터여서 직원이 아닌 조합원의 이해와 요구를 담아야 할 조합장으로서 부담은 적지 않다. 1969년 설립 인가를 받았지만 1980년 자립조합으로 승격했기 때문에 오 조합장은 원삼농협의 역사와 괘를 같이 해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앞으로 50년을 준비하고 첫 걸음을 내딛는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4일 원삼농협에서 오태환 조합장을 만나 주요 현안과 계획에 대해 들었다.
 
지난해 10월 원삼농협 설립 50주년이었는데, 의미가 적지 않을 듯하다.
“새로운 50년의 시작점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 농협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농업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간 조합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왔지만, 농민들의 희생으로 성장한 것을 감안하면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조합은 어려울 때마다 농민 조합원의 희생으로 성장해 왔다. 40년간 직원으로 근무하며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농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수익에만 연연하지 않고 농민들이 실질적인 소득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실질적인 소득 향상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게 있나.
“경영비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농민들이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경영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농업자재를 지원하거나 육묘장을 설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농민들은 모를 키우는데 인건비와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데, 농협이 모를 키워 저렴하게 공급하면 일손도 덜어 경영비 절감 효과를 가져 오게 된다. 지난해 30억원을 들여 육묘장을 만들었는데, 올해부터 5~7만장가량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원삼면에서 생산하는 모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수량이다. 또 시에서도 비료와 농약 등을 보조하는데, 농협의 보조비율을 높이는 것도 경영비 절감을 위한 것이다.”

원삼농협은 친환경농업을 선도해왔다. 그런데 친환경농업에 대한 규모가 예전 같지 않은 듯한데.
“20년 전부터 친환경농업을 시작해 전국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친환경농가가 규정을 어겨 논란이 된 이후 다소 위축되긴 했지만, 최근 안정을 되찾았다. 지금은 일반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보다 학교 급식 등 단체급식 비중이 더 크다. 그러나 친환경농업 여건이 좋은 편은 아니다. 도시화로 시설채소 재배 면적이 늘었고, 반도체 클러스터 산단으로 경지면적 감소도 불가피하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제도다. 친환경농업을 하고 싶어도 임대농은 토지주 동의와 토지주 교육을 해야 해서 쉽지 않다. 임대를 잘 해주지 않은 것이 친환경농업 확대를 어렵게 하고 있다. 친환경 재배면적이 60만평 정도 되는데, 제도와 도시화 영향이 크다.”

오태환 조합장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로컬푸드 2호점 개설을 공약하기도 했는데, 로컬푸드를 확대하려는 건가. 
“하나로마트에 로컬푸드 매장이 있기 하지만 대부분 기흥 수지 구성 등 도시 쪽으로 주요 소비처다. 반도체클러스터를 감안해 지점 마트에 숍인숍 개념으로 로컬푸드직매장을 넣을 계획이다. 현재 운영 중인 로컬푸드 매장도 더 확대해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위험이 따른다는 게 문제다. 로컬푸드 생산농가가 줄고 소비가 제대로 이뤄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고민은 소비보다 생산이다. 농민들의 고령화와 땅값에 견줘 부가가치가 낮다는 인식 때문이다. 아직 희망은 있다. 농장 규모를 줄이고 로컬푸드로 전환한 농가가 있을 정도다. 전원주택이 들어오면서 로컬푸드로 하나로마트 이미지도 좋아졌다.”

SK반도체 클러스터가 원삼농협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농협 소유 부지가 산단에 편입돼 대체부지를 요구하고 있는데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 대체부지가 마련되면 유통이나 주유소 등 편의시설을 계획하고 있다. 줄잡아 수 만명이 근무하게 될 텐데, 이천에 방문해서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 약속도 받았다. 앞서 언급했지만 판매보다 어떻게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인가가 더 큰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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