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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블루스의 ‘Help Me Through the Day’
  • 정재근(음악평론가)
  • 승인 2020.02.1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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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 캡처

십수 년 전만 해도 꿈에서나 이룰 수 있는 여행이라고만 여겨왔던 크루즈 여행을 스무 번 경험하다 보니 필자에게는 여러 가지 기억에 남을만한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습니다. 배의 크기가 22만 톤급인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의 크루즈 안에서 열린 뮤지컬공연을 보고 난 다음이었습니다. 일행 중 한분이 공연이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항상 내 주변에서 머무르고 있던 음악을 한데 모아 이렇게 공연으로 만들어져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 감동했다”고 하더군요. 뮤지컬 전체에 흐르던 모든 곡이 귀에 익은 것이었고, 그 곡들은 살아오면서 옷에 땀이 배듯 인생 전반에 배여 있었음을 느꼈으니 어찌 회한과 감동의 눈물이 흐르지 않을 수 있었겠어요. 그렇게 감동을 주었던 공연은 스웨덴 출신 그룹으로 지금도 전설로 일컬어지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아바(ABBA)의 히트곡으로 만들어진 뮤지컬 ‘맘마미아’ 이었습니다.

사실 필자도 팝송에 귀가 막 열리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중학생 무렵부터 너무 좋아했고, 자주 들었던 음악들이었던지라 아바의 고국인 스웨덴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감출 수가 없었답니다. 나중에 꼭 한번 아바의 나라 스웨덴에 가서 ‘오로라’와 ‘백야’를 보고, 운이 좋으면 아바도 만나보리라 하는 생각을 예전부터 갖고 있었지요. 하 하!

전통적으로 축구를 잘하는 스포츠 강국이라는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모르긴 몰라도 스웨덴 사람들은 감성이 참 뛰어난 민족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바(ABBA) 말고도 그 나라 출신의 이름난 팝스타인 앤 마가렛(Ann Margret), 록시트(Roxett), 유럽(Europe),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ce) 등의 음악들을 들어보면 전체적으로 아련하고 부드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거든요.

이런 느낌은 일반적인 대중음악뿐만 아니라 블루스를 연주하는 스웨덴 그룹들에서도 나타나는데,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바 블루스(BaBa Blues)’ 입니다. 특이한 게 딱 두 사람으로 이뤄진 밴드예요. 목소리와 하모니카, 그리고 기타가 그들의 주된 악기입니다. 연주를 들어보면 빅밴드가 일부러 간결하게 연주해서 절제의 미가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듯한 느낌을 가져오게 하는 특출한 듀오지요.

70년대부터 각자 스웨덴의 여러 밴드에서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리차드 다니엘슨(Richard Danielson)과 드럼 연주자 클라스 구스타프슨(Clas Gustavsson)이 1984년 ‘Diving Duck(다이빙 덕)’이라는 투어링 블루스 밴드의 멤버로 만나서 서로 합을 맞춰 나가다 보니 두 사람만이 어우러지는 연주가 만들어진 거예요. 그래서 내친김에 드럼과 베이스를 배제한 어쿠스틱 기타 두 대로 밴드를 결성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하지요? 두 사람 중 한 명은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드럼을 배제한다니. 드러머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거 같아요.

여하튼 그들은 그때부터 화려함보다 간결함을 연주의 주된 포인트로 잡고서 가장 기초적인 블루스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밴드로 시작했습니다. 1988년 그들은 바바 블루스 듀오(Baba Blues duo)라는 이름을 지어서 공연하고 연주하는 것을 녹음해 판매했는데, 꽤 호응이 좋았던 모양입니다. 왜냐하면 1990년에 그들의 첫 앨범을 발표했는데, 발표 이전부터 귀에 익었던 음악들이었던지라 음반을 내놓자마자 스웨덴의 라디오방송국에서는 그들의 음악을 계속해서 틀어줬다고 하네요. 곧이어 TV에도 출연하게 돼 인지도를 완전히 높이기 시작했는데, 그들은 자기들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분위기를 위해서 모국어인 스웨덴어로 만들어진 음악만을 10여 년간 계속 만들어서 내놓았었어요. 그러다가 2000년부터 세계 여러 곳에 있는 잠재적인 팬들을 위해 영어로 노래 부르고 음반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효과를 크게 보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하! 하!
지금도 그들 공연을 보면 연주의 다양성을 위해 몇몇 연주자들을 초청해서 무대를 꾸미고 있지만 ‘리차드’는 헤비한 보컬을 뿜어내면서 하모니카와 어쿠스틱 기타를 연신 번갈아가며 연주하고 있어요. ‘클라스’는 백보컬을 책임지면서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다가 가끔 퍼커션이나 드럼 연주도 하곤 한답니다. 참 매력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느껴지는 밴드에요.

그래서 필자는 꼭 스웨덴에 가보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게 됐는데요. 내년 여름 즈음 북유럽 크루즈 여행의 출발지인 스웨덴 스톡홀름에 가게 되면 아주 우연히 아바도 보고 싶고, 지금부터 듣게 될 바바 블루스의 연주도 듣게 됐으면 참 좋겠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을까요? 하! 하!
바바 블루스의 ‘Help Me Through the Day’ 들어보기
https://youtu.be/sxGbtIlznKI

정재근(음악평론가)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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