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A4용지 3만1천박스 6억원어치···63빌딩 30배 높이
김진석 시의원 “부서별 구입 단가 방법 일원화 필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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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가 최근 3년간 사용한 A4용지를 가지런하게 세울 경우 국내 최대 높이 롯데타워 555미터의 14배, 63빌딩에 비해서는 3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부서별로 같은 규격용지를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제각각 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시를 통해 받은 ‘2017~2019년 부서별 출력용지 구입현황’을 보면 3년여간 용인시는 전체 A4용지 기준으로 3만1000박스를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으로 따지면 6억8000만원에 이른다. 매년 1만여 박스를 구입하는데 2억여원이 더 들어가는 셈이다. 

자료를 보면 용인시는 2017년 1만2400박스를 구입하는데 2억6000만원을 지출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비슷한 1만1600박스를 구입했으며 비용도 2억 6000만원 정도다.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총 7600박스를 구입하는데 1억700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는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월 평균 구입량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각각 가격 원인은= 용인시 각 부서별로 구입한 출력용지 단가도 제각각인데다 구입 방법 역시 한 부서 내에서도 달랐다. 매년 구입액이 수억원에 이르지만 구입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료를 보면 A4용지 10박스 구입을 기준으로 보면 기후에너지과가 소액수의 방식으로 구입한 비용은 18만4000원이다. 이는 인터넷 최저 판매(A사 80g 2000매 기준) 14만8600원과 비교하면 4만원 가량 비싸다. 그런가하면 도시철도과는 같은 방식으로 29만원에 구입했다. 부서별로 구입하는 박스 단위나 구입처가 달라 정확한 비교는 쉽지 않다. 하지만 같은 부서에서 같은 날짜에 구입한 용지비용도 다르다는 것은 구체적인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료를 보면 양지면이 올해 6월 20일에 A4용지 10박스를 일반지출 형식으로 27만원7000에 구입했다. 하지만 불과 한달 뒤인 7월26일에는 27만원으로 7000원이 줄었다. 앞서 양지면은 2017년 2월에는 A4용지 10박스를 22만원에 구입했었다. 반대로 하수운영과를 보면 일관됐다. 이 부서는 2017년 4차례에 걸쳐 20박스를 48만4000원 동일 금액으로 구입한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는 단가는 다소 올랐지만 금액은 일관됐다. 
 

부서별 이용현황을 보면 차량등록사업소가 3년여간 902박스를 구입하는데 1억3000여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뒤를 이어 회계과가 834박스 1억8000만원, 아동보육과가 681박스에 1억5000만원을 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이 출력용지 구입비용이 제각각인 이유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용인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 활동하고 있는 김진석 의원은 이번 행감에서 용인시 전산장비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에서 전산장비와 출력용지 등 소모품 일괄 관리에 다른 한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산장비 대여에 따라 수리 뿐 아니라 용지 구입 방법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사용된 용지 나무로 환산하면 얼마나= 용인시는 출력용지를 어디에 주로 사용할까. 우선 결재 시스템부터 이해해보자. 용인시 뿐 아니라 국내 대부분 행정기관은 전자결재를 도입한지 오래됐다. 용인시도 시장이나 기타 부서별 보고용을 제외한 결재는 모두 전자형식으로 이뤄진다. 문서로 출력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용인시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결재에 사용되는 문서는 거의 없다. 문서로 출력되는 것은 보고용이거나 결재 시스템이 연동되지 않는 다른 기관에 자료를 제공할 경우”라고 밝혔다. 용인시에서 사용되는 출력용지 대부분은 결국 ‘자료용’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용인시가 3년간 사용한 출력용지를 그루수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일까. 환경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슬로워크(Slowalk.blog)에는 A4 용지 1만장에는 30년 생 원목 한 그루가 희생되며 1장의 A4 용지를 만들기 위해서 물 10L도 소비된다. 이외 2.8g의 탄소배출도 막을 수 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용인시가 2017년 한해동안 용인시 본청과 3개 구청이 사용한 A4 용지 1만2000박스를 생산하기 위해 30년산 원목이 최소 1220그루에서 최대 2440그루가 사라졌다. 2017년 이후 3년 동안은 최대 6200여그루가 사라진 셈이 된다. 특히 3년간 사용된 A4용지 박스(높이 26cm)를 한 줄로 세우면 63빌딩의 30배, 롯데타워의 14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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