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령 1000호.창간 20주년] 1000번 시민과의 만남

2016년 4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우리 사회는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기자를 칭하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기레기(기자+쓰레기)다. 지금이야 정치적인 성향 등이 가미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보편적 정의에 어긋나는 기사를 제공하는 기사를 모두 기레기라고 칭한다. 그만큼 언론이 독자로 하여금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용인시가 최근 언론 광고비 책정을 위한 기준안을 마련해 조례 제정에 나섰다. 과연 용인의 언론 분위기는 어떨까. 용인시는 시민을 위해 광고비를 지출하고, 언론사는 시민의 알권리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을까.

현장에서 바라본 용인 지역언론 현황과 보도 ‘행태’

네이버 화면 캡쳐

용인시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면 잘 공개 되지 않은 것 중 하나는 ‘언론사별 광고비 지출 현황’이다. 여기에 일부 언론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용인시에 직접 질문을 던져도 답변을 쉽게 받기 힘들다. 그만큼 언론과 자치단체간 광고비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용인시는 최근 광고비 지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말 그대로 ‘야단법석’이다. 

조례 내응에 대한 한계는 꾸준히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라 차선으로 넘기고 광고를 받는 언론사가 얼마큼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보도 행태를 살펴보면 ‘천태만상’이다. 
최근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시는 지난해 11~12월간 8억원이 넘는 홍보예산을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예산 소진 등 연말 특수성을 감안해도 규모가 비슷한 인근 자치단체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용인시가 시민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정보나 시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광고비를 지출했다면 그나마 일정부분 이해된다. 언론 본연의 역할인 견제와 시민의 알권리 역할에 적극적인 언론을 건전한 용인 발전을 위한 홍보 공간으로 활용한다해도 시민 입장에서는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대표 포털에 올라온 용인시 관련 기사를 살펴보자. 용인시가 8억여원의 홍보비를 지출했다는 지난해 11월과 12월 포털 다음(daum)에 올라온 ‘용인시’ 관련 기사는 1만3000여건 정도다. 월별로 보면 11월 7000여건, 12월에 6600건 정도다. 12월 기준으로 용인시가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는 50건에 이른다. 시청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은 23건이다.

용인시가 제공한 보도자료가 어떤 식으로 보도됐는지 확인해 봤다. 용인시가 12월 3일 낸 ‘3만보 걷고 영화티켓‧콤보세트 할인쿠폰 받으세요’ 제목으로 검색한 결과 11개 언론사가 사실상 제목에 토시하나 다르지 않고 그대로 올렸다. 내용도 사실상 그대로다. 
 

다음 화면 캡쳐

검색 폭을 넓혀 ‘3만보+용인시’로 검색할 경우 총 13개 언론사에서 보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목과 내용 일부를 약간 수정했지만 사실상 ‘그대로 수준’이다. 용인시 실적 홍보 제목인 ‘남사~동탄간 국지고 82호선 확장 설계비 확보’(2018년 12월 11일 보도자료 배포)를 확인한 결과 전체 45건이 검색됐다. 앞서 ‘3만보’기사가 인터넷신문 등을 중심으로 보도된 반면 이 기사는 전국지로 분류되는 신문과 민영통신사 지역지 등 골고루 실렸다. 하지만 제목이나 내용을 보면 보도자료와 큰 차이가 없다. 이 두 기사는 보도자료(제공사진 포함)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다. 

그렇다면 용인시 행정정보를 시민에게 얼마나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 수치적으로 계량화하기 힘들지만 발행현황을 기준으로 하면 정보가 시민에게 전달되는데 한계가 많아 보인다. 
실제 시민 실생활에 영향이 큰 보도자료인 ‘전자책 스마트폰 PC로 편하게 보세요’(2018 12월 8일 보도자료 배포) 기사는 네이버의 경우 총 13곳에서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 기관 중 지면으로 발행하는 곳은 5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다. 그만큼 노출 시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용인시가 마련한 ‘용인시 광고시행 등에 관한 조례’를 두고 언론과 어떤 관계를 정립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년 용인시민신문 지역언론과 함께하다

1999년 창간한 <용인시민신문> 20년 발걸음은 지역 사회에 끼친 영향력은 상대적 평가지만 분명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지역 언론 문화에 끼진 영향은 ‘개척’이란 용어를 사용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용인을 구독권역으로 한 지역신문 과 함께 독자와의 매주 발행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 모든 신문 중 용인 관련한 기사와 정보가 가장 많이 실린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여전히 107만 용인시민 중 <용인시민신문> 구독은 고사하고 인지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아직 갈 길은 멀고, 2000호 3000호를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용인시민신문>은 1998년 10월 19일 시민주 방식을 통한 새신문 창간 결의를 거쳐 본격 발행됐다. 용인에서 유일하게 시민이 모태로 잉태된 말 그대로 ‘시민신문’인 것이다. 

이 같은 시민들의 염원과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질 좋은 신문을 제공해야만 했다. 때문에 그동안 여타 지역언론보다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런 노력은 전국 수천개 언론 중 10%가 채 해당되지 못하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에 연속 9회(2006~2013)에 이어 2018~2019년까지 총 11번 선정됐다. 전국을 대표하는 지역언론으로 위상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2005년 5월에는 7명으로 구성된 지면평가위원회를 발족해 신문의 질을 한 층 더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6년 12월부터 본사 웹사이트(yongin21.co.kr) 전면 개편해 부분 유료화 및 속보서비스 개시한데 이어 2007년에는 청소년 기자단을 발족해 운영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민들레 시민기자단도 발족시켰으며 9월 455호부터는 3개 구청별 지역섹션면을 전격 시행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11년에는 용인 최초 팟캐스트 ‘남녀노소’를 방송했다. 당시 정치 뿐 아니라 다양한 사는 이야기를 다뤄 관심을 받았다. 같은해 수도권 지역정론지 최초 ‘베를리너판형’ 전환창간 12주년 기념 특집호 48면을 발행하기도 했다. 
2015년 1월에는 심층성이 강화된 기사와 인포그래픽을 도입해 보는 신문으로 지면혁신을 이뤘으며, 2016년에는 웹사이트 및 모바일 사이트 전면 개편 ‘디지털 퍼스트’ 실현 및 카드뉴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2004년 2월 홈페이지 개편 및 본사 부설 ‘인터넷 시민TV’는 15년 만에 용인시민방송 YSB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매주 1~2회 분량의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20년, 용인시민신문의 재밌는 통계

용인시민신문은 1999년 창간 이후 매주 신문을 발행하고 있는 주간지다. 2011년 3월 창간 12주년을 기념해 수도권에서는 처음으로 베를리너판형으로 전환한 이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발행 지면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현재 16면 기준으로 한다면 <용인시민신문> 20년간 1000호를 제작하는데 소용된 A4 용지는 30~35매 정도, 원고지 분량은 매주 290여 매에 이른다. 이 기준으로 하면 지난 20년 동안 신문 제작을 위해 사용된 A4 용지는 3만~3만5000여장, 200자 원고지 기준 29만장 이상을 사용했다. 

문학적 차원에서는 비교할 바가 아니지만 분량만 두고 보면 조정래 작가는 (대하 소설) ‘아리랑 12권 모두 쓰니 사용된 원고지가 1만8577장’이라고 했다. 

한주 신문을 제작하는데 사용되는 글자 수는 평균 4만개를 넘어 5만개에 이를 때도 있다. 대부분 컴퓨터 자판으로 기사를 쓰기 때문에 글자가 모음자음으로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최소 일주일치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자판을 8~10만번 정도 두드려야 한다. 금요일 마감을 감안하면 기사 작성에 들어가는 10시간여 동안 쉬지 않고 매 1분마다 최소 133타를 작성해야 한다. 
사용한 낱말을 보면 평균 1만2000여개를 사용했다. 물론 중복된 부분을 포함하고 있지만 문장만 나열해도 원고지로 60장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현재 <용인시민신문>이 발행하는 지면신문판형은 베를리너판으로 가로 323mm, 세로 470mm로 한장 면적은 1518㎤다. 초창기 배판이라고 말하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판형을 유지하다 2011년부터 현재 판형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면적에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발행된 1000호를 한면씩 나눠 한 줄로 세우면 7.5㎞정도다. 직선으로 용인시청에서 기흥구청까지에 이르는 거리다. 겹쳐진 장수를 모두 펼칠 경우 2428.96㎥(0.47*0.323*16*1000)다. 734평 정도다. 이를 일렬로 세울 경우 10미터(1부당 높이 1㎝*1000) 성인 5~6명 정도 수준이다. 

1999년 4월부터 <용인시민신문> 홈페이지에 실린 기사건수는 총 6만100건으로 1000호를 기준으로 한다면 매주 평균 60건 이상의 기사를 제공한 셈이 된다. 

올해 8~9월 제작된 지면 신문에 실린 사진 수는 1호당 평균 50장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20년동안 1000번의 신문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사진은 중복 포함 5만여장에 이른다. 이중 각종 출입처가 제공하는 사진을 제외한 <용인시민신문> 자체 생산한 자료는 용인 역사와 함께 보관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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