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맞아 행정 편의 용어 살펴보니

행정기관 시민 대상 정보 제공에 외국어···‘이해 쉽지 않아’
편의성·익숙함에 매년 반복···사업·행사 성격 안드러나

‘쿨 썸머 페스티벌’이 열린다는데 무슨 행사를 한다는 거야? 용인시가 ‘클라인가르텐’을 모집한다는데 뭘 한다는 거야? ‘우농현답’ 프로그램은, ‘지지대’는 또 무슨 말이야.

용인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각종 프로그램에 이해가 쉽지 않은 외국어나 줄임말을 이용해 정작 시민이 불편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시민들이 사전 정보를 얻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용인시가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시정소식란을 보면 시민을 대상으로 올린 상당수 내용이 영어나 말줄임식으로 돼 있다. 

예를 들어 지난 7월에 옛 경찰대 부지에서 열린 무료 수영장 운영은 ‘쿨 썸머 페스티벌’로 홍보됐다. 경기도와 용인시 지원으로 지어진 일종의 주말휴양 농장 분양자 모집은 ‘클라인가르텐 모집’으로 제목이 달렸다. 독일어로 작은정원(농장)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이 사업에 대한 이해도는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된다. 

용인글로벌페스티벌-‘용인에서 세계를 만나다’를 부제로 해 열린 행사 역시 애매하다. 이는 용인시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최‧주관해 열린 다문화 관련 행사다. 

행사명 ‘카톡 플친 맺고 할인 받자’. 여행의 계절 가을을 맞아 용인시와 ‘카톡 플러스 친구’를 맺으면 문화·레저 등의 다양한 할인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의 행사다.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 친구로 등록하면 할인을 해준다는 의미를 짐작하는데 중장년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이외도 농촌테마과가 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농촌체험 프로그램명은 우농현답이다. ‘우수한 농가 현장엔 답이 있다’란 문장을 줄인 것이다. 용인시가 대표 명사 초청 무료공개 특강은 레인보우 아카데미다. 기본 지식이 없는 시민이라면 어떤 종류의 아카데미인지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용인시지속가능 발전협의회가 진행하는 사업 중에는 ‘지지대’가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기대해의 줄임말이다. 이외도 ‘하하호호 나들이’, ‘팽팽남녀’ 등 행사명만으로는 성격을 규정하기 쉽지 않은 것이 많다. 

명칭만으로는 기관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농촌테마파크가 개최하는 축제는 썸머가든이다. 어렵지 않은 영어로 구성돼 있어 눈치껏 분위기는 파악할 수 있지만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한계는 분명 있다. 스마트 도서관이나 중장년 뉴-챌린지 지원지원 사업 역시 대략적인 감만 잡을 수 있는 정도다. 

용인시청 내에 있는 시설도 마찬가지다. ‘에이스홀 컨벤션홀 비전홀 브리핑룸 플랫폼시티과 컨퍼런스룸 직원레스토랑 피트너스룸’ 외국어로 된 공간이 한두곳이 아니다. 시청사를 자주 이용하는 시민 뿐 아니라 공무원 내부에서도 명칭만 듣고는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인지 구분을 하기 애매하다고 말한다. 

문화 관련 부서 팀장급 관계자는 “브리핑룸이나 레스토랑 정도는 이해되는데 나머지는 왜 그런 명칭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행사도 사용하기 편하게 줄임말이나 영어를 사용하는데 당장 시민들이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장년층 이상의 경우 용인시가 사용하고 있는 용어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다는 지적하기도 한다. 처인구 노인복지관에서 만난 박 모(73)씨는 “요즘은 전화기(스마트폰)으로 뉴스(정보)를 보는데 이해 못하는 말이 너무 많다. 용인시가 시민을 위해 하는 행사는 쉽게 설명해야 우리도 잘 알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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