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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로 활용하는 '두충나무'
  •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 승인 2019.09.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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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충나무 잎과 열매

두충나무는 도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는 아니다. 공원이나 관공서의 정원에서 두충나무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 외곽으로 나와 시골로 들어서면 마을 근처나  마을에서 숲으로 이어지는 언저리에 키 큰 나무가 무리지어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워낙 다용도로 쓰이는 약재로 사랑받고 있기에 사람들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가 너무 크기에 집안에 들이지는 않는다. 

두충나무는 중국이 원산지로 식물분류학적으로 1속 1종의 중국 특산식물이다. 우리나라에 언제 들어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약 2000년 전부터 약재로, 차로 사람들이 건강식품이라 생각해왔던 식물이다. 주로 나무껍질을 이용하는데, 때론 뿌리의 껍질을 이용하기도 하고 잎과 열매도 약재로 쓰인다. 요즘엔 수꽃을 따 꽃차로 마시기도 한다. 두충의 효과를 살펴보면 거의 만병통치약처럼 많은 부분에서 좋다고 여겨졌다. 그래서 환자들의 회복식부터 몸을 보신하는 보신약재, 그리고 자양강장재로서, 마지막으로는 치료 약까지 적용되며 많은 분야에서 인정받고 사랑받아온 약재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야생에서 자라는 두충나무보다 재배하는 두충나무가 더 많은 실정이다.

중국의 약학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옛날에 두중(杜仲)이라는 사람이 이 나무로 만든 약을 먹고 득도했다 해서 붙은 이름인데 한국에서는 두충이라 읽고 한자를 두중(杜仲)으로 쓰지만 중국과 일본은 두충(杜沖)이라 쓴다. 또한 잎이나 나무껍질에 실 같은 투명한 섬유질이 많아서 목면(木棉)이라고도 부른다.

차로 많이 애용하다 보니 우리가 즐겨 마시는 녹차와 많이 비교된다. 녹차보다 비타민C가 훨씬 많다는 얘기부터 말이다. 녹차나무가 온도에 민감해 따듯한 남쪽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 것과 달리 두충나무는 조금 더 추위에 강해 남쪽지방에서도 살지만 중부지방에서도 살 수 있다. 그러나 북쪽지방으로 갈수록 생존력이 떨어진다. 북한 평양의 대성동 대성산이란 곳에 있는 두 그루의 두충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1980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됐다고 하는데, 이는 1963년 당시 5년 된 나무를 심어서 자란 것이다. 그렇다면 당시 수령이 갓 스무 해를 넘긴 22년 정도 된 나무인 셈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가 평소에 보던 천연기념물들은 몇백 년 된 노거수들이 대부분인데, 이는 너무 생소한 예이다. 이 두충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연유에는 북반부에서 자라고 있는 두충나무의 조상나무이기 때문이란다. 하지만 두 그루 모두 수나무라고 하는데 어딘가에 암나무가 있어야 씨앗을 퍼뜨릴 수 있는 것 아닌가. 또한 진정한 조상은 암나무여야 하지 않은가!

두충나무는 보통 20미터까지 자라는데 꽤 키가 큰 두충나무를 많이 봤지만 굵은 두충나무는 별로 보지 못했다. 필자가 아직 견문이 넓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자연에서 자라는 두충나무보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서 재배되는 두충나무가 대부분이다 보니 얼마큼 자라면 약재로 채취한다는 명목으로 껍질을 벗기게 되고, 그러면 두충나무는 죽을 수밖에 없어 오래 자라 굵은 나무가 될 수 없었을지 모른다.

마른 두충나무 열매

9월의 두충나무에는 길고 납작한 타원형으로 생긴 연두색 열매가 달려있다. 가운데 부분엔 씨앗이 들어있어 볼록하게 솟아있고 가장자리는 멀리 날아갈 수 있는 날개 역할을 하듯 얇게 퍼져있다. 비슷한 구조로 미선나무 열매, 마 열매, 느릅나무 열매 등이 있다. 지금은 연두색으로 물을 많이 머금고 있어 무겁지만 이 열매가 다 익어 씨알이 꽉 차게 되면 갈색으로 익고 말라 몸도 가벼워져 어느 바람 좋은 날 멀리 날아가 새로운 세상을 펼칠 것이다. 

필자가 두충나무를 구별하는 구분법에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수피, 즉 껍질에 있다. 두충나무는 겉껍질이 밝은 회색을 띄는데 중간중간에 더 하얀 색으로 둥글둥글한 무늬가 있다. 마치 아이들이 파란 하늘을 그리며 중간중간에 뭉실뭉실 흰 구름을 그려 넣듯이 나무 수피에 흰 무늬가 보인다. 물론 물푸레나무도 이런 특징이 있긴 하지만 서로 자라는 수형의 모습이 달라 구분된다.

더구나 두충나무는 잔가지를 많이 내지 않으며 길게 길게 자라 키를 키우기에 훤칠한 키가 눈에 들어와 물푸레나무와 구분이 된다. 마지막으로 확인차 나뭇잎 하나를 따 손으로 찢어보면 찢어진 틈새에서 얇은 거미줄처럼 줄이 죽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 잎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열매도 잘라보면 그런 줄이 나오고 나무껍질을 벗겨도 안에서 끈적끈적한 줄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과 두충나무를 만나면 여지없이 나뭇잎 몇 개를 따서 찢어본다. 한번을 찢어도, 두 번 찢어도, 여러 번 찢어도 그 줄은 계속 나온다. 그래서 누가 더 많이 찢어서 대롱대롱 달려있게 만드느냐 내기를 하기도 한다. 

신승희(생태환경교육협동조합 숲과들)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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