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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슬리 엘리스의 ‘Feelin'no pain’
  • 정재근(음악평론가.팝칼럼니스트)
  • 승인 2019.09.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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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화면 캡처

자기 인생의 진행 방향이 아주 사소한 계기로 결정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가령, 우연히 범인을 검거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고 “난 나중에 경찰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된 경우 또는 평소 좋아했던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을 받고서 “나도 우리 선생님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될 테야” 하고 선생님이 됐다는 경우 등 종종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으셨지요? 오늘 소개해 드리려는 틴슬리 엘리스도 그런 경우입니다.

누가 정했는지 몰라도 세계 3대 기타리스트 하면 흔히 에릭 클렙튼, 지미 페이지, 지미 핸드릭스 등을 이야기하잖아요? 그런데, 3대 백인 블루스기타리스트 하면 누구를 이야기 하나요? 하 하. 바로 스티비 레이본하고 자니 윈터, 그리고 틴슬리 엘리스를 말한답니다.

20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해서 30대 초반 유명 기타리스트로 입지를 다지게 됐던 틴슬리 엘리스는 직접 팬들과 대면하는 라이브공연이 연주자에게는 최고의 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 증거로 지금도 1년 중 150일 이상, 세계 각지를 누비며 라이브공연을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는 공연한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 건지~ 참 내.(하 하!) 

이렇게 기타 하면 일가견 있는 아티스트가 되기까지 틴슬리 엘리스에게도 아주 재미있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14살 어린 나이에 그 유명한 B.B 킹의 라이브공연을 보러 가게 됐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기막힌 일이 벌어진 거예요. 글쎄 인연이 이어지려고 그랬는지 비비 킹이 기타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다가 갑자기 기타 줄이 끊어졌다네요. 비비 킹은 앞자리에 앉아서 똘망똘망한 눈으로 공연을 보고 있던 어린 소년이 기특해 보여서 아무 생각 없이 그 끊어진 기타 줄을 주었는데, 그 끊어진 기타 줄을 받은 소년이 바로 틴슬리 엘리스였답니다. 하이고~ 얼마나 감격스러웠겠어요. 아마도 저라면 그 흥분을 감추지 못해서 기절이라도 했을 것입니다. 자기가 그렇게 좋아했던 비비 킹이 직접 건네준 건데.

이를 계기로 그는 어떤 운명 같은 것을 느끼게 돼 자기가 좋아하는 연주자가 직접 건네준 그 끊어진 기타 줄을 보고 또 보면서 기타를 열심히 튕겼고, 결국 세계적인 블루스 연주자가 됐습니다. 하여튼 그 사소한 계기가 정말로 인생을 결정 짓게 만들어줬지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아 참! 본인은 블루스 아티스트라고 불리기보다 블루스를 연주하는 록큰롤러라고 불리길 원한다네요. 어렸을 때부터 야드버즈, 애니멀즈, 크림, 롤링스톤즈 등 영국 록그룹의 연주를 들으며 자란 틴슬리 앨리스의 연주는 블루스에 기초하고 있지만, 음악 스타일이 록적인 면이 강한 편입니다. 그래서 록을 즐겨 들었던 우리나라 7080세대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익숙한 분위기로 다가오는 스타일이지요.

보이스도 우리나라의 선선한 가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가을 분위기에는 따스한 미성의 목소리가 감싸 안는 듯한 느낌을 줘 어울린다는 분도 계시지만, 때로는 탁성의 목소리가 가을과 더 어울릴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거친 목소리지만 따뜻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틴슬리 엘리스의 ‘Feelin'no pain’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술을 주세요~ 술을 마셔야만 내 마음속에 있는 당신을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시작하는 그의 대표적인 히트곡 ‘Feelin'no pain’은 다른 남자의 팔에 안겨 웃고 있는 사랑하는 여자를 본 순간 ‘내가 뭐 그렇지! 까짓 것~ 늘 그러했듯 나는 아무런 고통도 느끼지 않아!’ 하고 한탄하는 자조적인 가사를 가졌습니다. 만일 이런 곡을 매끈한 목소리를 가진 가수가 불렀다면 정말 어울리지 않았을 거예요. 곁에 술이라도 있다면 간단히 한잔하면서 틴슬리의 매력이 그대로 녹아있는 블루스곡을 한 번 들어보시기를 권합니다.

* 틴슬리 엘리스의 ‘Feelin'no pain’ 들어보기
https://youtu.be/XE9gySdG1Ns

정재근(음악평론가.팝칼럼니스트)  webmaster@yongin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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