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의 장인을 찾아서 3

1993년 세탁기능사를 취득한 이동우 대표는 세탁업은 세비스업이 아닌 전문 기술직이라고 강조한다.

기술이 발전하고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많은 직종과 직업이 사라지거나 축소돼 왔다. 인공지능 AI시대에선 아마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사회문화적인 변화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업종도 적지 않다. 최근 본지에 소개했던 백암 대동이발관처럼 이발소도 그중 하나다. 하지만 프랜차이즈의 확대와 공세 속에서도 크건 작건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는 업종도 있다. 세탁소이다. 빨래방 등 프랜차이즈가 주거지역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지만 빨래, 다림질, 수선, 얼룩 제거 등 기존 세탁소를 넘어서진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답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미림세탁소 33년 경력의 이동우(66) 사장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분화되긴 했지만 세탁업은 단순 서비스가 아닌 기술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이 후배 세탁업 종사자들에게 ‘직업의식’과 ‘프로정신’을 강조하는 이유다.

“세탁소 운영 초기 세탁소를 하찮은 직업으로 보는 분들이 많았어요. 저 역시 그땐, 직업 얘기를 못했지요. 하지만 새로운 것을 익히고 경험이 쌓이면서 기술을 서비스하는 전문 직업인이라는 인식을 하게 됐지요. 세탁업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평생직업으로서 직업의식을 강조해요.”

☞ 영상보기 https://youtu.be/qdoDGYRYmr4

이 사장이 세탁업 종사자들을 기술서비스 직업인으로 자신 있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새로운 원단이 나오면 재질과 특성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옷에 묻은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섬유 재질은 물론 묻은 시기, 얼룩 원인, 색과 농도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으면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먼저 알아요. 기술 없이 이 직업을 할 수 없어요. 물론 예기치 않게 소비자들과 분쟁을 겪기도 하지만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정보를 많이 알면 알수록 얼룩 제거가 쉽고, 원단에 맞는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어요. 설령 약간의 실수가 있다 해도 이해를 하거든요.”

이동우 사장이 새로운 기술 습득과 함께 소비자와 대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이 사장은 세탁소를 운영하기 전 7~8년 간 양복점을 운영했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기성복시대로 접어들면서 양복점을 접고 세탁업을 시작했다. 양복점을 운영하면서 원단 재질을 파악하고 있었고, 수선에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1993년엔 세탁기능사 자격을 취득했다. 세탁업은 별도의 자격증이 없어도 운영할 수 있었지만 기술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세탁업중앙회 용인시지회장에 이어 9년간 경기남부지부장을 맡아 세탁업 종사자들의 권익향상과 기술교육에 힘써용인 세탁업계에선 스승과 같은 존재다. 
이동우 사장은 세탁업 하는 동료·후배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직업의식을 갖고 꾸준히 연마해서 기술을 익혀 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특히 소비자와 분쟁을 없애고 소비자가 만족하기 위해선 정확한 진단을 위한 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접수는 시작이고 끝이에요. 소비자와 신뢰는 정보에서 시작한다는 점을 명심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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