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과 불행 공존하는 세상, 캔버스에 담아

내달 23일까지 서울 아트스페이스 루

안준섭 ‘구르는 돌’

‘구르는 돌’ 연작으로 유명한 안준섭 작가의 개인전이 다음달 23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아트스페이스 루’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는 안 작가가 5년 만에 선보이는 11번째 개인전으로 총 45점이 공개된다.

안준섭 작가의 ‘구르는 돌’은 멈춰 있는 돌이 아닌 움직이는 돌이다. 그의 캔버스에 펼쳐진 세상은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을 의미한다. 기쁨, 행복, 고뇌 등 감정의 움직임은 안 작가의 거침없는 터치와 색감으로 표현된다. 그 속에서 움직이는 돌은 마치 작가 자신인 듯, 그림을 바라보는 관객인 듯 자유롭다. 돌의 크고 작음은 귀천의 의미가 없다. 그들은 함께 또 각자의 느낌과 감정대로 세상을 움직인다.

과거 안 작가는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인들의 고독한 단상을 비교적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발표해왔다. 지하철 안팎의 풍경을 묘사한 무채색 작품 ‘우리는 일상 속에서’나 개발 아래 잃어가는 것들을 소재로 한 ‘매립지에 난 풀’ 등 작품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안준섭 작가의 최근작은 보다 감정의 폭이 넓게 나타난다. 기하학적 구성과 감각적인 색채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다 넓어졌음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어둡고 쓸쓸했던 세상이 아닌 밝음과 어두움, 행복과 불행이 공존하는 현실을 캔버스 하나에 담아낸다. 화려한 색은 안 작가만의 대범하고 솔직한 붓질을 통해 가벼움을 덜어낸다. 그 사이를 오가는 돌을 통해 인간이 품어야 하는 고독과 상처를 고스란히 기억한다. 마치 현실과 이상을 오가는 인생의 여정을 담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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