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용량 줄이는데 한계
보증금 제도 등 정책 필요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은 안 됩니다.”
10일 오후 3시 처인구 둔전리 한 카페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 내 절반 가까이 자리를 차지한 손님들은 1회용 컵이 아닌 다회용컵을 쓰고 있었다. 그중 1명은 직접 가져온 텀블러를 이용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매장 주인은 “지난해 정부가 매장 내 플라스틱컵 사용을 제한한 이후 지금까지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매장 플라스틱컵 사용량은 제한 전보다 60%정도 줄었다.  

환경부가 매장 내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금지한 지 1년여가 지난 현재 용인은 관련 정책이 잘 정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테이크아웃 시 플라스틱컵 사용은 여전히 줄지 않아 전체 사용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컵이 아닌 포크, 나이프 등 1회용품은 사용 규제 여부조차 알지 못한 사업장도 있어 홍보를 통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본지가 10일부터 19일까지 처인구 카페 6곳, 기흥 5곳, 수지 6곳을 방문해 매장 내 플라스틱 컵 사용 여부를 현장 확인한 결과 기흥 1곳과 수지 1곳 외에는 모두 1회용컵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기흥 동백동 한 카페에서 1회용 컵을 사용한 손님들은 다른 주문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앉아있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사실상 확인한 대부분 매장에서 1회용컵 사용 금지가 자리를 잡은 셈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적발 건수는 과태료 부과 1건에 불과하다”면서 “지역 매장 내 플라스틱컵 사용 제한은 정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련 정책이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남은 과제는 있다. 음료를 밖으로 가져갈 경우 여전히 플라스틱컵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회용컵 사용에 대한 시민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는 용인 내 폐플라스틱 수거량에 눈에 띄는 변화가 없었다는 점으로 짐작할 수 있다. 매장 내 사용만 크게 줄었을 뿐 플라스틱컵 전체 사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시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컵 수거량을 따로 책정할 수는 없지만 전체 양으로 볼 때는 줄지 않은 것은 맞다”면서 “일부 매장의 경우는 전체 플라스틱컵 사용량이 줄기도 했지만 테이크아웃의 경우는 여전히 플라스틱컵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실제 10일 수지구청 1층 북카페에서는 70% 이상 손님이 플라스틱컵으로 음료를 담아 마시고 있었다.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테이크아웃 전문으로 만든 카페이고 손님들이 앉아 있는 자리는 카페가 아닌 구청 1층 쉼터 공간”이라며 “손님들이 플라스틱컵을 원할 때는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처인구청 인근 카페에서 만난 한 아르바이트생은 “날이 더워지면서 차가운 음료 주문이 늘었다”면서 “우리 가게는 손님 대부분이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하는데 플라스틱컵에 담아서 드린다. 정부 정책 전과 후 플라스틱 사용량은 크게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테이크아웃 시 1회용컵을 사용하는 비중을 줄이기 위해 보증금 제도 도입 등을 재추진하는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회용컵을 회수할 시 보증금을 주거나 텀블러 사용 시 가격을 할인해주는 제도로 전체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외 1회용품 사용 규제가 플라스틱컵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수저나 포크, 나이프, 이쑤시개 등도 포함되지만 이를 모르는 사업주나 시민이 많다는 점도 홍보가 필요한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포크나 나이프 등 다른 1회용품 사용 제한에 대해서는 모르는 매장이 아직 있다”면서 “관련해 홍보물을 제작하고 매장을 방문해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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