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란 시간이 다 찼다. 8월 말이면 누군가는 떠나고 또 다시 새로운 누군가가 온다. 용인교육장이다.

지난 2년 동안 용인의 교육현장은 여전히 부산하고 시끄러웠다. 난생 처음 수지의 유치원 학부모들은 집회를 했고, 개인주의적이다 못해 이기적이라는 비아냥을 받는 수지의 학부모들은 똘똘 뭉쳐서 한유총의 행태를 성토했다. 더 이상 한유총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도록 단설유치원 증설과 국공립유치원 확대를 요구했다.

매스컴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수지집회를 대서특필해주었고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실어줬다. 교육부 차관도, 교육부 장관도 용인을 찾아왔다. 아마 용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아무리 복지부동인 공무원이나 관료라도 뭔가 하나쯤이라도 해놓을 법하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어떤 소식도 없다. 국공립유치원 수를 어떻게 확대하겠다거나 단설유치원을 어떻게 늘린다는 소식도 도무지 없다. 하물며 어떤 학부모는 단설유치원 증설계획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증설계획은 없다. 왜 없는지는 알려줄 수 없단다. 공무원들이 언론은 무서워한다고 들었는데 여긴 언론도 두려워하지 않는구나.

중학교 배정문제까지 터졌다. 학부모들은 울었고 설마하고 찾아갔던 용인지원청은 ‘대를 위해 소가 희생돼야 한다’는 둥 ‘예전엔 한시간 반 거리도 다녔다’는 둥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는 말만 늘어놨다고 했다. 답을 줄 수 없으면 최소한 친절하기라도 해야 하지 않나.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오만하고 권위적이기까지 한 용인지원청을 보며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용인시민들이 부른 것도 아니고 용인 학부모들이 용인으로 와달라고 초청한 것도 아니다. 자기들이 용인으로 알아서 온 것이다.

그런데 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은 학부모들 앞에서 용인은 난개발이라 어쩔 수 없는 곳이라는 얘기를 서슴없이 한다. 이건 학부모들만 아니라 용인시장도, 도의원도, 시의원도 항의해야 할 일이다. 지역에 대한 자부심에 상처를 주는 이야기를 지역 학부모들에게 왜 그렇게 함부로 하느냐고 말이다. 학부모들은 지원청의 그런 말과 태도에 좌절하고 때론 용인을 떠나고 싶어 한다. 교육 지자체들은 교육부에 권한을 넘기라고 얘기하고 있다. 예전에는 없던 권한이 이미 넘어오기도 했다. 여러 권한이 지원청으로 다시 넘어와 있다. 과연 민주적인 방식으로 지역과 소통하며 학생들과 학부모 입장에서 권한이 사용되고 있는가?

지난 주 용인지원청에서 공모교육장 심사가 있었다. 용인에서 교육장 공모는 처음 있는 일이라 지역 학부모들과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었다. 더구나 올해부터 용인도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됐다. 지역과의 소통, 지역의 관심과 참여가 중요한 사업이다. 교육장심사위원 신청을 하라는 공지는 홈페이지 귀퉁이에 올라있고, 심사위원 신청서류는 복잡해서 결국 포기했다. 그런 불친절한 공모 절차를 거쳐서라도 교육장이 공모로 오게 되면 달라질까? 민주적이고 공정한 지원청이 되는 걸까?

교육장 임기 2년은 용인을 위해 온전히 일을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고 아무런 발전도 개선도 없는 날들로 보내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교육장은 기관의 장이다. 지역과 소통할 수 있어야 하고, 지역으로부터 신뢰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특별한 정무적인 능력과 소통능력, 추진력 등이 필요하다. 도대체 교육장 임기 2년이라는 것은 용인교육에 대해 무슨 의미일까? 그들만의 리그인 걸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그 수많은 울부짖음에도 단설유치원이 한 곳밖에 없는 용인에 단설유치원 증설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던 것인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2년을 보내고도 그들은 다시 용인을 떠나 교육장 경력을 밑천 삼아 승진하고 승승장구할 수 있는 거라면 이런 제도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지방분권, 권한 위임, 민주시민교육, 교육자치 등을 하려 한다면 이렇게 허울뿐인 교육장제도가 아니라 지역을 알고 지역과 소통하는 그런 교육장제도가 필요하다. 그래서 법을 개정해서라도 교육장 선출제로 갈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단설유치원 증설 요구도, 중학교 배정에 관한 요구도, 안전하고 가까운 통학거리 요구도, 아이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어떠한 열망도 지지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그런 현실을 바꿔야 한다. 그저 학부모로서 안되는 것 같으니 학부모 유권자로서, 또 마을교육공동체의 일원으로 요구하겠다. 용인은 인구 106만의 경기도 두 번째 도시이다. 이제 용인은 양적인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해야 한다. 교육은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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