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선 설치 후 관리 제대로 되지 않아” 지적
용인시 “행정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 한계”

처인구 한 빌라 옥상에 각종 선이 엉켜있는 모습

최근 용인시가 도시 야간경관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쓰겠다며 각종 계획안을 밝히고 있지만 정작 도심권 곳곳은 각종 선들이 엉켜 있다. 그나마 빈번한 안전사고를 야기 시키고 있는 전깃줄은 정돈된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인터넷선, 즉 랜선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구도심은 상황이 심각할 정도다. 최근 건설된 대규모 공동주택의 경우 맨홀 등을 통해 지하공간을 이용해 연결되지만 오래된 단독주택이 많은 구도심은 개별적으로 설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용인에서 대표적인 구도심권인 기흥구 신갈동과 처인구 김량장동 일대를 찾아 확인한 결과 전봇대를 거점으로 주변 단독주택으로 연결된 랜선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김량장동 한 다세대 빌라 옥상을 올라가 확인한해 보니 총 8세대가 살고 있는 이 건물로 들어오는 랜선은 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얽혀 있었다. 일부 선에는 설치 업체 전화번호 등이 표시돼 있었지만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랜선에는 표시조차 훼손돼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랜선 사용 유무조차 파악하기 힘들 정도였다. 통신사는 해당 위치를 알려주면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전문가가 아닌 이상 랜선만으로 통신사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처인구 김량장동 한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은 “옥상에 올라가면 랜선이 엉망인 상태로 방치돼 있다. 설치는 하는데 통신사가 제대로 관리를 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라며 “철거를 해달라고 민원을 내고 싶은데 정작 사용되는건지 설치 회사도 몰라 그냥 방치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상권이 형성된 기흥구 구도심도 상황 역시 비슷했다. 일부 인도에는 인터넷용으로 보이는 선이 인도 주변까지 축 처져 있는가 하면 전봇대 주변은 실타래를 연상 시킬 만큼 전선과 랜선이 복잡하게 섞여 있었다.

기흥구 신갈에 위치한 전봇대 복잡한 선들

상갈동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박모(53) 씨는 “전깃줄과 전화선(인터넷선)이 너무 복잡하게 설치돼 있어 보기도 싫고 걱정도 많이 된다”라며 “용인시가 나서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한번 제대로 살펴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의 바람처럼 용인시가 나선다 해도 뾰쪽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후 랜선 등 불필요한 단선 관리권한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해당 통신사에 역으로 민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시청 정보통신 부서 팀장급 관계자는 “시민들이 이 부분에 대해 불편하다거나 위험이 우려된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해당 통신사에 상황을 전달할 수는 있지만 사유재산이라 행정적 조치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과도할 만큼 경쟁적인 설치환경도 개선될 부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통신사 설치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통신 서비스는 대기업에서 하고 있지만 설치는 외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설치 건수가 곧 수익으로 연결 된다”라며 “설치에 비해 향후 관리가 부족한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용인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