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공사 입구 막아서며 강력 대응
경기도시공사 “주민 의견 수렴해 사업 추진”

수지구 죽전1동 주민들이 경기도가 추진 중인 인근 행복주택 건설을 반대하며 공사 입구를 가로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용인시 수지구 죽전1동 주민들이 경기도가 추진 중인 494-5번지 일대 행복주택 건설을 반대하며 공사 현장을 가로막는 시위를 한 달 째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행복주택이 들어서면 교통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며 부지 선정부터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행복주택은 신혼부부와 대학생, 청년, 고령자 등 주거약자들을 위해 편의시설과 함께 짓는 공공임대주택으로 현재 도내 17개 시·군, 29개 지구에 1만409호가 추진 중이다. 죽전1동 494-5번지 일원 경기도 소유 땅에 계획했던 행복주택은 149가구의 규모로 오는 9월쯤 신혼부부와 대학생, 청년, 고령자 등 주거약자들을 위해 분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을 진행하는 경기도시공사가 주최한 2월 사업설명회에서 죽전1동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업은 중단됐다. 주민들은 상가와 아파트로 둘러싸인 해당 부지의 주변 도로가 좁아 평소에도 출퇴근시간만 되면 교통지옥으로 변했던 만큼 행복주택까지 지어지면 교통 대란이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또 도시공사 계획에 따라 11층, 149가구 규모에 주차 면수는 50여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입주 시 주변 불법 주정차가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4월 초부터 죽전1동 주민들은 도시공사가 협의 중 일방적으로 공사를 시작하려 했다며 아예 공사 입구를 가로막는 시위를 한 달 째 이어가고 있다.

죽전1동 행복주택 비상대책위 임선덕 위원장은 “행복주택이 지어지면 그 앞을 통학로로 이용하는 초·중학생들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며 “평소에도 출퇴근 시간만 되면 신호 대기하는 차량으로 마비가 되는 지역인데 그에 대한 대책도 없이 행복주택을 짓는다고 하면 기존 주민들은 어쩌라는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위원장은 “2월 사업설명회에서 도시공사 측은 다음날 바로 공사가 시작된다고 알려왔다”면서 “사업 계획에 대해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어야 했다. 경기도시공사가 계획한 죽전1동 행복주택은 이 지역 학생과 아이들,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불편과 위험에 대한 해결책이 없다”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시공사 측은 이에 지난달 30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간담회를 열었으나 주민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협의 과정에서 도시공사 측이 3개 층을 줄이고 149가구에서 97가구로 줄이는 등의 협상안을 비대위 측에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강석 차장은 “3차 간담회에서는 입장차만 확인한 상태”라며 “이미 사업 계획 승인을 받고 착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 취소는 힘들다.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부분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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